「그러노블」의 추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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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10회 「그러느블」 동계 「올림픽」대회에 출전했던 우리선수단의 임원들이 현지에서 서로 헐뜯고 관광으로만 바삐 돌아다녀 선수들을 고생시켰는가 하면 나라 체면을 손상시켰다고해서 말썽이 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스키」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등 동계「올림픽」종목은 기후 시설등의 여건으로 세계수준에 훨씬 뒤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아는 사실이다.
그러기 때문에 선수단을 떠나보낸 국민들의 마음도 잘싸워 주기만을 바란것이지 꼭 우승해서 돌아오라고 기대한 것은 아닌줄로 안다. 한데 뒤늦게 알려진 사실은 임원들이 불화와 관광으로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것이니 그저 체육지도자의 양식이 아쉬워질 뿐이다.
더구나 7명의 임원들이 선수들을 홀로두고 자기들의 볼일만을 봐 선수들이 외로움에 지쳐 울고 「코치」가없어 외국선수단을 따라 연습하다가 구박을 받았다는 얘기에는 눈시울마저 뜨거워진다.
우리는 해외에서 국제대회가 열릴때면 임원들의 파벌싸움, 지도자로서의 탈선행위등을 흔히 들고본다. 이유야 어떻든간에 이런 추태는 선수들이 힘껏 싸워서 얻는 성과에 먹칠하는 결과가 된다.
나는 대학에서 많은 종목의 「스포츠」를 육성하고 내자신이 「스포츠」단체에도 관계하기때문에 이런 추태가 세상에 알려질때는 마음속으로 대내 대외에 수치감을 느끼지 않을수없다.
체육지도자들이 「스포츠」를 자기의 모든 것이며 「스포츠」가 땅에 떨어지면 자신도 시들어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것으로 안다.
이같은 절실한 반성이 따를때 지도자는 자신의 인격을 도야할수 있는 것이며 이들이 육성하는 「스포츠」는 국민들의 따뜻한 품속에서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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