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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희망의 계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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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삼다라, 탐나는 채색도 곱다. 조는 듯 잠잠한 한라는 이마에 흰빛, 털솜같은 흰눈을 이고,산허리를 내려가며 완만한 푸른색 치마를 섬끝까지 펼친다. 사이사이 으름 (측화산) 은 모두 아름다운 곡선. 산록따라 듬성듬성 갖가지 채색을 한다.

<수세강해 50년「생산」>
색은 섬끝에선 남빚. 둘러 봐도 아스므레한 수평까지, 바다는 온통 남빛으로 탐라를 포근히 드리워준다. 「탐라채색」엔 신선한 호박빛을 새겨야한다. 산마루남쪽, 양지바른곳곳에 질펀히 펄쳐있는 감귤밭은 호박빛보다 더 짙노란 빛깔로 알알이 탐라를 점철한다. 이제 감귤의 빛을 빼놓고 탐라의 화포를 조화할 수 없게됐다. 감귤은 그렇게 빛깔처렴 싱그럽다. 초여름 파릇한 잎사이로 가지끝에 피우는 흰꽃은 멀리서 보면 한라의 눈인가. 수술이 많아 한결 향긋한 꽃내음은 그과실에 못지않게 은은하다.
나무는 성기어 수세가 강하다. 바닷바람에 시달려온 탓일까. 어느것은 50풍상을 훨씬 더 견딘것도 있다.
보통 종묘는 8년은 자라야 결과를 할 수 있다. 가장 오래된 감귤나무로는 지금도 제주도 서귀포읍 신효리 심생택씨집에 수령이 70살된것이 있다.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이나무에 해마다 2백관이상의 푸짐한 열매가 열었다는 얘기. 10월들어 노리끼 하면서 주렁주렁 매달리는 감귤은 해가 저무는 섣달이 가까와지면 온밭에 향기를 날린다.

<일본것도 제주씨앗>
감귤의 성미는 따스한것을 좋아한다. 평군 섭씨 15도가 그에게는 알맞은 체온. 그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경남욕지도와 제주도 남쪽 이외에는 알맞은 재배지대가 거의 없다.
특히 제주에서도 서귀포읍 안덕·중문·남원·표선·조천·애월면등지가 적합한 주산지.언제부터 이신기로운 열매가 제주도에서 재배됐는지 모른다.
기록에 의하면 진시황이 천하각처에 보낸 동남3천명중 어느 누군가 부대속에 다른 곡식의 열매와 함께 이감귤 열매를 가져와 탐라 (당시는 치주) 에 심었다는 심심찮은 얘기가 있다 다만 지금 세계에서도 주산지처럼 알려져있는 일본이 탐라의 감귤씨앗을 가져갔다는 기륵은 여러군데에서 발견된다고 학자들은 알려준다.

<거도적인 증산계획>
감귤은 생김새처럼 귀여워, 려조나 이조를 통해서도 시종 궁중의 총애가 되어왔다. 이때문에 탐라의 진상품에는 귤의 공납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금귤3백50개, 산귤1백50개, 책귤1천3백개, 동정귤3백50개, 유감1백50개등등』 공납식량은갈수록 더해갔고 더러가렴주구의 표본두됐었다. 고려조때는 탐라성주가 감귤을 잘 공납하면 그를 찬양하여 과거를보이는일도 있었고. 이조때도 감자과거라는 것이있었다는 기록이있다. 심지어 숙종8년 (서기1682연) 에는 귤림서원을 두어 귤의재배를 다스렸고 그때 재배종만 하더라도 36종에 이르렀다는 것. 감귤은 지금의 탐라에선 더구나 생활의 주왕. 도민은 염주알처럼 귤의 재배에 알뜰하다. 그럴것이 연평균 생산량은 20만관, 4천5백만원의 수익을 올리는셈이다. 특히 이나무는 경제적 수명이 50년, 말하자면 한번심어 50년은 열매를 딸수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다는 계산.
농림부의 집계를보면 단보당수익은 평균1천5백킬로그램, 24만7백60원. 이중 생산비용 8만1천3백90원을 빼면 순수익성은 15만9천3백70원꼴. 킬로그램당 1백60원꼴의 수익을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62년엔 제주도에서 1백15정보에 지나지 않았던 재배면적이 64년엔 4백18.7정보, 방년엔 5백80.6정보, 66년엔 7백33.1정보로 점점늘어났고 생산량도 63년엔 5백4톤이었던것이 64년엔 1천2백46톤, 작년엔1천90톤, 66년엔 1천9백36톤을 따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감귤증산 7개년계획을 세우는등 열의가 대단하다.
이에 맞추어 농림부에서도 귤나무의 묘목수입을 추천하는등 생산의 뒷밤침을 해주고있는 실정. 66년에 8천5백 그루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했었으나 67년엔 경남에서 16만8천그루, 제주에서 25만1천그루를 수입, 재배를 마쳤다. 따로 농림부는 국내묘목을 생산하기위해 제주도에 감귤모수원을만들어 5, 6년뒤에는 충분한 식량의 묘목을 공급한다는 밝은 계획도 알려주고있다.
감귤은 이제 탐라의 새꿈. 싱그러운 해풍을 마시며 새로운 신화를 안겨준다.

<평균기온 16도 8년자라결실|온주감귤>
감귤 나무는 예향과 식물. 「인도차이나」가 원산지. 재배최적기온은 연평균 섭씨15도∼16도 이상의 따뜻한 곳이라야 한다. 수세가 강하며 보통 8연생 이상만이 결실을 한다. 과실의 크기는 평균 80g∼l00g. 품종은 30여종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있는 품종은 주로 온주감귤.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일본은 연간 80만톤으로서 일본의 전과실생산량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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