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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은 여신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멕시코」시의 번화가인「레폴르마」로와 세계3대공원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체풀팩」 공원의 입구에 면한 큰 「로터리」에 화려한 분수가 있고 그 상층부에 여성나상이 활 쏘는 모습으로 서있다.
다름아닌 「로마」신화의 『처녀성과 수렵의 수호신』을 상징하는 「다이아나」상이다.
이 나상을 둘러싼 「외설시비」가 15년만에 끝을 맺고 결국 그 예술성이 인정되었으니 「멕시코」사람들의 성격의 일단을 알수있겠다. 「멕시코」는 원래 국민의 90%가 「가톨릭」교도들로서 성도덕은 신경질인만큼 시끄럽다.
성범비취체가 엄한 것은 말할것도 없고 선정적인 「스트립」,영화·사진등이 관헌의 매서운 규제를 받는다. 도색잡지는 발견되면 모두 회수되기 마련이다.
이같은 「멕시코」에 있어서 전나상이 번화가 한복판에 서게 되었으니 시비가 벌어질 수밖에-.
『아무리 여신상이라해도 여체나상인 이상 허리밑은 가리어야 한다』고 정색을 하는 편에는 일부 도학자와 사법당국의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예술가와 일반시민들은 핏대를 올리며 반대했다.
『「누드」는 단적으로 미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은 예술의 미의 탐구이지 성의 문제가 아니다. 중세에 있어서도 「누드」의 예술작품이 비난받은 일은 없다.』
찬·반의 논란가운데 「다이아나」상은 그동안 허리밑부분을 「베일」로 가리어져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 이 분수를 수리하게 되어 나상의 「베일」을 벗기게되면서 「외설시비」는 재론되었던것.
조각가 「판·엘난도·오라기벨」은 그의 작품에서「베일」을 완전히 벗겨줄 것을 「코로나·D·로살」시장에게 청원했다. 『「베일」은 상의 전체미를 손상시키며 작품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든다. 나상은 「멕시코」부인의 자유를 상징한것이며 결코 장난감「누드」는 아니다』고 「오라기벨」은 언론계에도 호소했다. 신문도 나상의 예술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로살」시장은 또한 『어떠한 예술작품도 작자의 동의 없이는 변형시키거나 덧붙일수 없다』고 작자를 변호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디아스·올다스」대통령은 예술의 순수성을 존중하여 「베일」을 벗기도록 재가하게 된것이다. 「오라기벨」은 『내 대표작의 의도가 햇볕을 보아 기쁘기 한량없다』고 환희작약.
그런데 이 나상은 실제로 「모델」을 썼던 양가의 부인이 그야말로 「베일」속에서 살고 있다는「에피소드」와 함께 시민들의 친근감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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