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신곡' 막 내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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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 끝?

특급 외국인 선수 단테 존스(30.사진)를 영입한 후 프로농구계를 강타했던 안양 SBS의 돌풍이 전주 KCC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소멸 직전이다.

전주 원정경기로 열린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자신했던 SBS는 2차전 패배에 이어 지난달 30일 안양 홈경기인 3차전마저 내줬다. 존스 영입 이후 첫 연패다. 1승2패로 몰린 SBS는 한 번만 더 지면 탈락한다.

돌풍의 진원지인 존스의 득점력이 떨어진 것이 큰 원인이다. 정규리그 평균 29.4득점이 플레이오프에서는 평균 21.8득점으로 뚝 떨어졌다. 또 정규리그 40%였던 3점슛 성공률도 플레이오프 들어 26%에 그치고 있다. 6강전에서 만난 대구 오리온스는 존스의 외곽슛을 막으려다 다른 선수들의 공세에 무너졌다. 존스는 득점보다 어시스트에 주력했다.

그러나 KCC는 오히려 존스보다 주니어 버로나 양희승 등 다른 선수를 막는 수비 방법을 택했다. 존스의 패스를 받는 선수들이 힘을 잃은 데다, 존스마저 득점력이 떨어지니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광 SBS감독은 "존스는 그런대로 제 몫을 했다고 본다. 다만 상대 수비가 너무 견고해 김성철과 양희승의 슛이 막힌 게 패인이었다. 어차피 슈터들은 기복이 있게 마련이다. 4차전에는 슛이 터지지 않겠느냐"며 존스.김성철.양희승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신선우 KCC감독은 "2차전에서는 주니어 버로를 집중 마크했고, 3차전에서는 양희승을 잘 잡았다. 4차전에서도 수비의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안준호 삼성감독은 "SBS는 6강전을 치른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동력이 떨어지는 주니어 버로가 발 빠른 KCC의 제로드 워드를 막기 어렵다. 오히려 워드 돌풍이 불고 있다"고 했다.

일찌감치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상대들을 분석하고 있는 전창진 TG삼보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수비가 강한 팀이 이긴다. 존스는 골밑 플레이가 강한 선수가 아니다. 외국인 선수의 대결이 팽팽하다면 결국 국내선수들의 실력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했다. 다른 팀 감독들의 말을 종합하면 SBS의 돌풍은 끝난 듯하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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