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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브리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영국수상 「윌슨」씨는 지난16일「미니·영국」을 선언했다. 「그레이트·브리튼」(대영제국)이 스스로「리틀·브리튼」(소영)을 선언한 것이다. 사뭇 「페이서스」(비장)마저 느끼게한다.
「미니· 영국선언」은 전연 새롭거나 깜작놀랄 「뉴스」는 아니다. 이미 작년에 발표된 「국방백서」에 그것은 암시되어 있었다. 그러나「윌슨」은 당초의 계획에서 4년을 앞당겼다. 문제의 긴박성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영국이 세계의 하늘에서 「유니언·재크」(영국기)를 내리는것은「대국」의식의 포기를 의미한다. 더구나 미국에 이미 주문했던 대당2천만「달러」짜리 「F·트리풀·원」기 (가 변익전폭기) 50대의 수입을 취소한 것은 대국이되는 핵「패스포트」을 거부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보다도 미국의 입이 삐죽해질것은 뻔한 일이다. 전후 미국과 영국의 어깨동무는 세계사의 중요한「페이지」를장식해왔다. 결국 영국은 그 어깨동무를 뿌리치고 「유럽」의 영국으로 돌아왔다. 모두 고군분투의 입장이되었다.
영국은 앞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지아」에서 3만5천여명의 영국군을 철수시킬것이다. 그것은 또한 중공을 포위하는 미국과의 공동전선이 사실상 무너지는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볼은 더욱 불룩해질것이다.
그뿐만은 아니다. 영국은 석유「파이프」를 지키는 「페르샤」 만의 군대 6천명까지 철 수 시킬 계획이다.
작년 11월 평가절하이후 그 수술회복을위한 9억6천만 「달러」의 「링게르」 주사는 사실 별무효과였다. 이번에 긴축재정의 폭이 24억 「달러」로 늘어난것은 「파운드」위기가 아니라 「파운드」위독을 암시하는 것이다.
남의 나라일에 공연히 우리까지 수다를 떨 계제는 아니다. 사양의 조국을 지키려는 「윌슨」수상의 비원에 우리는 동병상련을 느끼는 것이다. 부러운 것은 「윌슨」의 결단력·용기·신념 그리고 신사도이다. 그는 노동당정권에 병을 물려준 보수당에 삿대질이나하고 있지는않다.
정작 그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위협하는 반대세력을 경멸하지도 않는다. 「윌슨」이 실로 염원하는 「영국의상」은 노귀부인의 모습도, 「리틀·잉글랜드」도, 「미니·스테이트」도 아니다. 그는 지금 「뉴·브리튼」(새로운 영국)의 탄생을 기다리는 산고를 겪고있는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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