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4)

중앙일보

입력

◇ 케빈 가넷의 지명

케빈 멕헤일이 팀버울브스의 프론트 오피스에 합류한 직후 트레이드를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멕클로프스키 단장은 멕헤일이 합류하기 전에 이미 여러 차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려고 했고 그 예가 92~93시즌 시카고 불스의 스테이시 킹을 데려오는 대신 룩 롱리를 내보낸 일이었다.

결과는 만족스럽게 되지 못했다. 불스에서도 그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한 킹이 팀버울브스에 와서도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고액 연봉자인 롱리를 내보내 팀 샐러리 캡에 조금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95~96시즌 팀버울브스의 시작은 바로 신인 드래프트에서부터였다.

'로터리 픽'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채 드래프트에서도 상위 지명권을 얻지 못하던 팀으로선 이해의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내심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였다.

95년 드래프트에 나온 선수들로는 1순위 지명이 유럭하던 메릴랜드대학 출신의 조 스미스,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제리 스탁하우스와 라쉬드 월리스, 알라바마대학의 포워드 안토니오 멕다이스를 비롯 NCAA 토너먼트 우승과 MVP를 차지한 UCLA의 에드 오베넌, 오클라호마대학을 4강으로 이끈 216cm의 센터 브라이언트 리브스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많았다.

팀버울브스는 '로터리 픽' 추첨에서 이미 1라운드 5순위 지명권을 획득했기에 팬들은 1에서4순위 지명이 예상되던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오베넌과 같은 검증된 선수의 영입을 원했고 대다수 전문가들도 그러하는 것이 더 팀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팀이 선택한 선수는 다른 구단이나 NBA에 있어선 그야말로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11cm의 포워드인 케빈 가넷이 팀버울브스가 드래프트에서 선택한 주인공이었다.

지금에야 드래프트 참가자들의 조기 진출과 여러 고졸 스타들의 등장으로 고졸 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팀버울브스의 선택은 그야말로 '사건'이었다.

잠재력과 가능성을 놓고만 본다 치더라도 팀버울브스의 고졸 선수 지명은 다들 도박이라고 평가했고 팀버울브스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오죽했으면 당시 팀 내 불화를 보였던 크리스챤 레이트너와 아이제아 라이더 둘 중 하나를 트레이드할 때 패키지로 가넷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정규시즌이 시작되고 팀버울브스는 별 다른 변화 없이 여전히 승보다는 패가 많은 경기를 하며 초반을 시작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포워드 포지션에 고졸 신인 가넷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6승 14패로 바닥을 달리자 팀은 또 다시 감독을 경질하며 분위기 쇄신에 돌입했다.

전임 빌 블레어의 뒤를 이어 팀버울브스의 헤드 코치자리에 오른 이는 멕클로프스키에 이어 제너럴 메니저를 맡고 있던 필립 사운더스였다.

사운더스는 팀의 지휘봉을 잡자 말자 레이트너를 선발 출전시키기 보다 가넷에게 더욱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했다.

사운더스와 맥헤일의 공통점은 바로 가넷을 중심으로 팀을 다시 만드는 것이었다.

결국 팀원들과 융합하지 못한 레이트너는 95~96시즌 중반 애틀란타 호크스로 트레이드 되었고 레이트너를 보내는 대신 센터 앤드류 랭, 168cm의 포인트 가드인 앤소니 '스퍼드' 웹이 팀버울브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사운더스가 감독을 맡았을 시점은 95~96시즌 20경기를 치루고 나서였는데 팀버울브스는 남아있던 62경기에서 20승 42패를 기록하며 시즌 성적 26승 56패의 성적을 올리며 그들이 90~91시즌 29승 53패를 기록한 이래 가장 좋은 성적으로 95~96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팀버울브스의 '미래'인 가넷은 80경기에 나와 그 중 43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평균 10.4득점, 6.3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마쳤다.

* (5)편에 계속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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