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납치된 女 3명 구출…애까지 낳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경찰은 한 가정집에서 감금생활을 해오던 여성 3명을 구출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아만다 베리와 지나 드헤수스, 미셸 나이트로 밝혀진 이들 3명은 10년전 인근에서 실종됐던 10대들이었다.

이들은 이웃에 사는 찰스 램지에게 처음 발견됐다.

램지는 “누군가 크게 소리를 지르길래 내다봤더니 한 여자가 대문으로 난 틈을 통해 필사적으로 나오려 하고 있었다”며 “내가 다가가자 ‘나를 여기서 꺼내달라. 너무 오랜 시간 갇혀있었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램지는 “여자를 꺼내주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아 문을 발로 차야만 했다. 기어나온 여성은 아이를 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아만다 베리로 알려졌다.

베리는 집에서 나오자마자 옆집으로 들어가 경찰에 신고했다.

긴급신고센터(911) 녹취록을 보면 베리는 “지난 10년간 뉴스에 나오던 아만다 베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10년 전 납치돼 지금까지 실종상태였다”고 말했다.

베리는 16세 생일을 하루 앞둔 2003년 4월 21일 집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귀가하던 길에 실종됐다.

베리는 감금생활 동안 아이도 낳았다.

실종 당시 14살이던 지나 드헤수스는 2004년 4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라졌다.

미셸 나이트는 21살이던 2002년 8월 사촌 집에서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됐다.

클리블랜드 경찰은 이들의 납치와 관련해 3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용의자는 50, 52, 54세의 히스패닉 남성들로 형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부 언론들은 아리엘 카스트로(52)라는 남성을 용의자 중 1명으로 지목했다.

카스트로는 클리블랜드 스쿨버스 운전기사로 그의 이웃들은 그를 친절한 버스기사이자 음악가로 기억하고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그의 딸과 손주들이 그를 종종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구조 소식이 알려지자 수백명의 이웃 주민들이 카스트로의 자택이 위치한 거리로 몰려 축하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들을 찾기 위한 과정도 쉽지 않았다.

베리의 어머니는 그의 실종 뒤 3년여 동안 딸의 행방을 찾다가 지병인 심장질환이 악화해 2006년 숨졌다.

올 1월에는 로버트 월포드라는 한 교도소 재소자가 베리의 행방에 대해 거짓 증언을 했다가 4년형을 선고받았다.

월포드는 지난해 여름 당국에 클리블랜드 특정 주차장에서 베리의 사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거짓 신고를 했지만 이 곳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2004년 데헤수스의 실종 당시 2명의 남성이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풀려났다.

이어 2006년에도 경찰은 누군가의 제보로 한 가정집 차고의 콘크리트 바닥을 뜯어내고 시체탐지견까지 투입해 수색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데헤수스의 실종에 당국이 ‘납치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앰버경고(어린이 납치ㆍ유괴사건 대응시스템)를 발령하지 않자 아버지 펠릭스 데헤수스가 크게 분노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경찰은 베리와 데헤수스, 나이트의 구출 과정이나 그들이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와 관련해 상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설명=미국에서 10여년 전 납치된 여성 3명이 6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에서 무사히 발견됐다. 아만다 베리①와 조지나 데헤수스②의 실종 당시 모습. ③실종된지 10년 만에 발견된 아만다 베리(가운데)와 감금생활 중 낳은 6살배기 딸(오른쪽). [출처=WOIO ⓒ News1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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