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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크루트' 등 개봉작 3편, 상위권 독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알 파치노 주연의 신작 스릴러물 '리크루트(The Recruit)'가 2,376개 개봉관으로부터1,630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1위를 차지하는 등 북미전역에서 새로 선보인 개봉작 3 편이 모두 박스오피스 1위에서 3위까지를 석권하며 신작 바람을 일으켰다. 같은 날 개봉, '리크루트'와 1위 자리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친 호러 속편 '데스티네이션 2(Fincal Destination 2)'는 2,834개 개봉관에서 1,602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임으로써 2위를 차지하였고, 또 다른 개봉작인 로렌스 휘시번 주연의 오토바이 액션물 '바이크 보이즈(Bike Boyz)'는 1,766개 극장으로부터 1,011만불의 수입을 올려 3위에 랭크되었다.

지난 주말 1위로 개봉했던 호러물 '다크니스 폴스(Darkness Falls)'는 702만불의 수입에 그치며 1주일만에 6위로 추락하였고, 개봉 3주째인 코메디물 '캥거루 잭(Kangaroo Jack)'이 905만불의 양호한 수입을 유지하며 4위를 차지하였다.

올해 오스카 작품상의 강력한 후보작 '시카고(Chicago)'가 623개의 작은 상영관 수에도 불구하고 705만불의 수입을 올려 5위에 랭크되었고, 연말연시의 최고화제작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은 509만불의 수입을 추가하며 7위에 기록되었다. '두개의 탑'이 개봉후 46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3억 1,603만불에 달하는데, 이는 전편인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가 미국내에서 벌어들인 최종수입 3억 1,336만불을 앞서는 수입일 뿐 아니라, '스타워즈 에피소드 2'의 3억 1,043만불을 앞지르고 2002년 개봉작 중 박스오피스 랭킹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1위는 4억 585만불의 '스파이더맨').

이번 주말 1위로 개봉한 '리크루트(The Recruit)'는 '칵테일', '13일' 등을 연출했던 로저 도날드슨이 메가폰을 잡고, 명배우 알 파치노와 '마이너리티 리포트' 및 개봉대기중인 '폰 부스(Phone Booth)' 등을 통해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콜린 파렐이 공동 주연을 맡은 CIA 소재의 액션 스릴러물이다.

영화는 그동안 일반대중들이 가졌던 CIA에 대한 많은 궁금증(예를 들면, CIA 요원들은 어떻게 채용되고, 어떻게 스파이 게임을 준비하며,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배우는가 등)을 직접적으로 소재화하고 있다. 대학을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한 제임스 클레이튼(콜린 파렐)은 단조로운 일상생활의 흥미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CIA에 지원한다. 요원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훈련소 생활 내내, 자신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고참 요원 월터 버크(알 파치노)의 지도를 받으면서 제임스는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한편, 동료 지원자인 래일라(브리짓 모이나한)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제임스가 자신의 역할 및 자신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버크와의 관계에 대해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 버크는 그에게 특수한 임무를 부여한다. 시간이 흐를 수록 제임스는 CIA의 오래된 구호인 "누구도 믿지마라."와 "겉으로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가 진실임을 깨닫는데...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알 파치노의 신작에 대해 그저그렇다는 반응을 나타내었다. 상당히 양호한 반응을 나타낸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 조차 "이 영화는 편히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종류의 영화이다. 적어도 관객들이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동안에는."이라고 빈정거렸고, 할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투 톱인 알 파치노와 콜린 파렐은 자신들의 깊이 없고 진부한 캐릭터들에게 풍부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아마도 이 스파이게임에 다소 실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스티븐 헌터는 "그리 나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잘 만든 영화는 아니다... 내용이 빈약하며 아이디어가 부재인 영화."라고 진단하였다. 다만 출연진의 연기력이 훌륭하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공감하였는데, 예를 들어 뉴욕 타임즈의 A.O. 스캇은 "이 영화의 다른 모든 것들은 지루할 정도로 예측가능하다. 하지만 적어도 파치노는 아니다."고 그의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이번 주말 2위로 개봉한 '데스티네이션 2(Final Destination 2)'는 2000년 개봉하여 북미에서만 5,300만불의 수입을 거두었으며 비디오 판매량으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둔 기발한 소재의 전편 '데스티네이션'의 깜짝 히트가 재현되기를 기대하며 만들어진 10대용 호러 속편이다.

전편의 감독이었던 TV 'X 파일' 출신의 제임스 왕에 이어, 이번 속편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및 개봉대기중인 '매트릭스 2(Matrix Reloaded)'에서 조연출을 담당했던 데이비드 R. 엘리스가 메가폰을 잡았다.

전편의 유일한 생존자, 즉 180편 항공기 추락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클레어 리버스(전편에 이어 알리 라터가 계속 연기한다)는 현재 자신을 찾아오는 '죽음'을 피해 정신병원에서 숨어지내고 있다. 그녀의 예견대로 '죽음'은 23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 한편, 주말 국도를 운전중이던 킴벌리 코만('아웃 콜드(Out Cold)'의 신인 A.J. 쿡)은 23번 국도에서 트럭이 일련의 연쇄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많은 사람이 죽는 환영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을 일종의 암시라고 느낀 그녀는 다른 차들이 23번 국도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데, 처음에는 불평하던 다른 차의 승객들도 눈앞에서 트럭 사고가 실제로 일어나자 공포에 질린다. 이제 예정된 사고를 피해목숨을 건진 이들에게 '죽음'이 한 발작씩 다가가는데...

이 영화에 대한 대부분 평론가들은 별 1개 수준의 반응을 나타내었다.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복잡한 학살극에도 불구하고, 연기나 대사는 관객들로 하여금 이 영화가 '무서운 영화' 멤버들에 의해 만들어진 폭소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고 평했고, 시카고 트리뷴의 로렌 킹은 "이 영화보다는 매끄럽게 만들어진 비디오게임이 차라리 더 영화같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으며, 시카고 선 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전편으로부터 훌륭한 아이디어를 넘겨받았지만 이내 조용히 땅에 묻어버렸다."고 비슷한 반응을 나타내었다.

이번 주말 3위로 선보인 '바이크 보이즈(Biker Boyz)'는 '분노의 질주'의 오토바이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피드 액션물이다. 흑인 오토파이 레이서들의 속도 대결을 그린 이 영화에서는 실력파 흑인 배우들이 대거 등장, 흑인관객들을 극장으로 유혹하고 있는데, '매트릭스'로 스타 대열에 오른 로렌스 휘시번이 주연을 맡았고, 최근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댄젤 워싱턴의 연출데뷔작 '앤트원 피셔(Antwone Fisher)'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대어급 신인 데렉 루크가 그의 상대역을 연기하고 있으며, '글래디에이터'의 지몬 혼슈, '타임머신'의 올란도 존스 등이 공연하고 있다. 연출은 '버스를 타라(Get on the Bus)'의 각본을 담당했던 레기 록 바이더우드가 담당했다.

낮에는 변호사와 직장인으로 근무하지만 밤이 되면 가죽 자켓으로 갈아입고 불법 오토바이 레이스에 나서는 이들이 있었으니, 이른바 언더그라운드 모터사이클 클럽이 그들이다. 밤마다 불법 레이싱을 즐기는 이들중에서, 스모크(로렌스 피시번)는 백전백승을 자랑하는 클럽 최고의 실력을 갖춘 레이서로서 '칼리의 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워진다. 이때, 경이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젊은 레이서인 키드(데렉 루크)가 혜성처럼 등장, 스모크의 자리를 위협한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일제히 공격을 퍼부었다.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이 영화는 마치 대본작성전문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기계적으로 찍어낸 것 같다. 만일 그렇다면 그 프로그램은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고 비난했으며,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는 "'바이크 보이즈'는 마치 갈곳이라고는 없는 메가파워급 오토바이와 같아 보인다."고 평했으며,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아이디어만 있고 다루는 방법을 몰랐던 영화."라고 결론내렸다.

기타 이번 연휴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 주연의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508만불의 수입을 기록해 8위에 랭크되었고(총수입 1억 5,216만불), 신혼여행 코메디 '저스트 매리드(Just Married)'가 481만불의 수입으로 9위에 랭크되었으며, 올해 골든 글로브 상 시상식에서 잭 니콜슨으로 하여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했던 '어바웃 슈미트(About Schmidt)'가 452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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