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꾸며 '힐링 교도소' 만든 소장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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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관 대구교도소장이 ‘화원힐링갤러리’에서 작품을 보고 있다. [사진 대구교도소]

“수형자와 가족, 지역 주민의 ‘힐링(치유)’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대구교도소의 풍경이 바뀌었다. 박종관(58) 교도소장이 접견접수실 120㎡(약 36평) 공간을 갤러리로 만들면서다. 3일 끝나는 개관 기념 특별전시회엔 한지공예작품 50여 점과 서양화·서예·사진·수석 등 150여 점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한지공예·서양화·서예는 수형자들이 교도소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준비한 작품이다. 나머지는 직원 중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놓은 것이다.

 박 소장은 접견접수실을 번듯한 시내 화랑 못지않게 꾸몄다. 갤러리용 조명도 달았다. 면회 오는 수형자 가족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 소장은 “하루 200~300명의 면회객이 기다리는 동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시실 이름은 ‘화원힐링갤러리’. 교도소 주소지인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의 치유공간이란 뜻이다. 그는 “수형자는 자신의 작품을 누군가에게 보임으로써 자부심을 느끼고, 가족은 열심히 생활하는 수형자를 보며 안도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이곳이 희망을 주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도소 측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갤러리는 지역 예술가 등 주민들에게도 무료 개방된다. 달성군(군수 김문오)이 리모델링 비용 1400만원을 지원한 이유다.

 박 소장은 “좋은 작품이 많은 데다 판매 여부를 묻는 사람도 꽤 있어 전시 후 작품을 팔 예정”이라며 “수익금은 수형자의 작품 활동에 다시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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