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많이 보는 청소년, 성장 후 폭력 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하루에 세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어 폭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목요일 (현지시간) '사이언스(Science)잡지에 게재된 보고서의 연구를 주도한 콜롬비아 대학의 제프리 존슨 교수는 "14세 청소년 가운데 하루에 TV를 3시간 이상 본 아이들은 하루에 1시간 미만 TV를 시청한 아이들에 비해 어른이 된 이후 타인에 대한 폭행에 가담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 밝혔다.

존슨 교수는 이런 폭력 행위에는 구타, 상해를 일으킬 수있는 몸싸움, 무기를 사용한 범죄 및 기타 심각한 행위들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7년간 700명의 소년·소녀들을 추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의 소득이나 부모의 양육 소홀, 정신장애같은 여러가지요소들을 감안하더라도, 폭력적인 TV 프로그램 시청과 어른이 된 후 폭력적인 행동의 연관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 청소년 경고 징후들

사이언스지에 이 기사와 함께 실려있는 한 사설은 "이번 연구는 TV 폭력의 영향을 생각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슨 교수는 14세의 남아들은 여아들보다 지나친 TV시청 후 본대로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남녀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이러한 일반적 경향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존슨 교수는 "22세에 이르러서는 여성들이 과도한 TV시청으로 TV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실을 확증하기 위해 추후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남녀간의 차이가 "여아들은 남아들만큼 일찍 폭력적인 TV프로그램 시청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사실로 설명할 수 있다"는 이론을 펴고 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전국 케이블 통신협회 마크 오스구드 스미스 대변인은 "우리는 오랫동안 책임있는 TV 시청을 옹호해왔으며 수많은 공공업무를 통해 이러한 지지입장을 표명해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 폭력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1995년 마릴랜드 베데스다에 설립된 '사자와 양 프로젝트(Lion & Lamb Project)' 의 총책임자인 다픈 화이트는 "TV를 1시간 시청할 때 폭력행위가 4-5번 등장하며 만화같은 어린이 TV 프로들은 매시간 20에서 25개의 폭행 장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화이트는 " 이런 통계자료를 갖고 모든 수치를 다 합쳐보면 평균적인 아동은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TV를 통해 1십만건의 폭행과 8천건의 살인행위를 시청한 셈이된다" 고 밝혔다.

TV 폭력의 영향에 대한 미국의 최초 주요 연구보고는 1972년 보건위생국장이 발표한 보고서였는데 이 보고서는 'TV 폭력은 실제로 우리 사회의 특정 구성원들에 대해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소아과 연구학회와 미국 심리학 협회, 미국 의학협회같은 전문 건강기구들은 여러자료를 통해 과다 TV시청과 아동들의 폭력 성향 사이에 어느정도의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화이트 대변인은 "우리는 아이들이 TV를 통해 지나치게 많은 폭행을 보게하는 자유방임주의적인 태도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사회가 아이들을 향해 혼란스러운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본다"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서,"은 학교들이 학교내 폭력행위의 절대 금지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미디어에서 폭력을 관용하는 것은 사실상 제재를 받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말했다.

화이트 대변인은 "이들은 콜럼바인 교내 총기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줄곧 아주 경미한 폭행에 대해서도 정학조치를 당하고 있지만 매일 접하는 미디어를 통해서는 폭력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메세지를 받고 있다" 고 덧붙였다.

WASHINGTON (CNN) / 김내은 (JOINS)

◇ 원문보기 / 이 페이지와 관련한 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