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현·박요셉씨의 '남북 청년 토크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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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북청 수산물 시장에서 다른 날처럼 소매치기를 하고 있었어. 근데 그걸 내가 짝사랑한 여자애가 보고 있었어. 그때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지난 24일 오후 8시 서울 북창동의 한 건물. 북한에서 자전거타이어 유통업을 하다 한국으로 온 김민수(가명·27)씨가 객석의 75명 앞에서 찬찬히 얘기했다. ‘남북 청년 토크콘서트’라 이름 붙여진 이날 행사엔 한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학생 10여 명도 학생회 주도로 참석했다.

 행사를 기획한 이는 남한 청년 최윤현(28·이벤트기획업·사진 왼쪽)씨와 탈북 청년 박요셉(32·오른쪽)씨. 지난 3월 최씨가 진행한 한 토크쇼에 우연히 참석한 박씨가 “탈북 청년들이 남과 북, 혹은 중국에서 겪었던 일상의 얘기를 공유하면 어떠냐”고 제안하며 이뤄졌다. 북한에서 산 탈북자들도 사랑과 사업, 개인적인 성공 등 꿈이 있다는 걸 공유하면서 남북 젊은이들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거란 취지였다.

 그래서 첫 행사인 이날 콘서트 주제도 ‘청년 사업가’였다. 급히 진행하느라 후원금 한 푼 없이 시작했지만 입장료 수입(1인당 1만원)으로 행사 비용은 해결했다. 두 사람은 “ 탈북 청년들과 남한 청년들이 친구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콘서트는 매달 열 계획이다.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이날 행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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