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 살해”|범인과의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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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5일 새벽 검거된 주범 김은 「스포츠」형 머리에 때묻은 「러닝」과 짙은 감색 「필키」바지를 입고 맨발에 다 낡은 고무신을 신은 채 동부경찰서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일문일답에 태연하게 응했다.
▲문=누구와 춘우군을 유괴했나?
▲답=정석이와 외석이와 했다.
▲문=춘우군을 왜 유괴했나?
▲답=유괴하면 돈이 생길 줄 알았다.
▲문=처음부터 죽일 생각이었나?
▲답=없었다. 나중에 귀찮아서 죽였다.
▲문=어디서 죽였나?
▲남강 백사장서 죽였다.
▲문=돈이 생기면 어디에 쓸 생각이었나.
▲답=뿔뿔이 헤어진 가족이 한데 모여 잘 살아볼 생각이었다.
▲문=유괴살해 후 잡히지 않는다고 생각했나?
▲답=계획대로 되었으며 안 잡혔다.
▲문=춘우군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답=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공포 속에서 도망 다니던 때보다 차라리 개운하다. 어떤 처벌이라도 받을 테니 더 묻지 마라.
▲문=춘우가 숨을 거두면서 마지막 남긴 말은?
▲답=……『숙제를 하게 엄마한테 빨리 데려다 줘』하는데 불쌍한 생각보다 무서운 생각이 먼저 들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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