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콘텐트 유료화 … 독창적인 뉴스 없이 쉬운 것만 보여주면 필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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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댈러스모닝뉴스 CEO 겸 미국신문협회장인 짐 모로니가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온라인 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텍사스주립대 나이트센터]

미국신문협회 회장인 짐 모로니 댈러스모닝뉴스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는 20일(한국시간) “종이신문 구독자의 감소에 따라 신문업계는 콘텐트의 온라인 유료화 등 새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 경우에도 신문의 브랜드 파워와 고품질의 저널리즘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로니 회장은 19∼20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최된 온라인 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중 기자들과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댈러스모닝뉴스는 비교적 온라인 콘텐트 유료화(paywall·페이월)를 일찍 시작했다.

 “2년 전 뉴욕타임스보다 2주 먼저 시작했다. 온라인 정보 제공량에 따라 16, 12, 6, 2달러로 가격도 차별화했다. 그러면 종이신문에서 디지털 신문으로 옮겨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신문의 주 7일 구독자 3000명을 조사해 봤더니 그렇지 않더라. 종이신문의 핵심 구독자들은 디지털 신문을 대체재로 생각하지 않더라. 페이월을 해도 종이신문을 보던 사람들은 대부분 종이신문을 구독하더라.”

 -대안은 무엇이었나.

 “디지털 신문은 현재 종이신문을 안 보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방편이 돼야 한다. 디지털 신문은 종이신문만 한 만족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신문은 추가적인 일부가 돼야 한다. 페이월이나 미터(10페이지 정도는 무료로 제공하고 나머지는 유료화하는 방식)를 사용할 경우 모든 콘텐트에 적용하지 말고, 경제·의학 뉴스처럼 인기 있는 콘텐트를 골라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 뉴스 시장의 전망은.

 “미국에서도 모바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독자를 모으기 위해선 계속 투자해야 한다. 팔짱 끼고 앉아 독자들을 기다리면 이미 늦는다. 우리는 새로운 뉴스 소비 형태를 발견했는데, 독자들이 오후 8시에서 10시까지 소파에 기대 태블릿으로 뉴스를 보고 있더라. 기업들이 이 새로운 습관에 투자한 뒤 회수하는 데 18개월이 걸렸다.”

 -디지털 혁명시대의 종이신문 전략은.

 “종이 광고 수익을 계속 유지하자는 희망? 아니다. 디지털 수익이 우리를 살린다? 아니다. 지면 광고와 디지털 광고, 그리고 정보제공·교육사업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조화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신문의 브랜드가 중요하다. 우리 자회사들도 댈러스모닝뉴스와 일을 한다고 하면 사업이 더 잘 진행된다. 강점인 신문과 기자들의 브랜드를 더 개발하라. 전통(legacy)의 브랜드를 이용해 기존 질서 해체(disruptive)에 도전하는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해야 한다. 단 어떤 경우에도 브랜드를 훼손하는 사업의 위험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작은 시장도 파고들어야 한다. 우리는 지역에 신문이 없는 곳을 찾아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역민이 자기 동네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매체라면 성공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의 유료화 전략에 대한 평가는.

 “아주 성공적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브랜드가 워낙 강하고, 우리도 따라 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그 정도 브랜드 가치가 된다면 온라인 유료화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

 -온라인상의 선정적 뉴스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론을 지원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다. 새 디지털 사업을 하더라도 이 철학만은 변하지 않는다. 좋은 뉴스를 모아 제공하되 자신의 독창적인 뉴스를 제공하는 원칙에서 벗어날 경우 결코 생존할 수가 없다. 롤러 타는 고양이 같은 쉬운 뉴스만 보여주면 결국에는 패배자가 될 것이다.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안 그러려면 차라리 연예지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국에서는 공룡 포털업체의 뉴스 배급 독점 현상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저작권법이 어찌 되어 있기에 그런가. 반(反)독점법이 없는가. 그런데 왜 뉴스 공급을 중단하지 않는가. 그런 문제라면 언론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뉴스 제공 페이지를 만드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신문사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지적 자산인 뉴스를 지켜내야 한다.” 

텍사스 오스틴=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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