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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명주사 템플스테이의 명품 판화 … 석탄일 맞아 처음 서울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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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중국 전문가들이 세계 최고의 관음판화로 평가한 ‘대세지보살 목판’. [사진 고판화박물관]

원주 치악산 기슭 명주사는 템플스테이의 선구자로 이름났다.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을 활용한 ‘숲속 판화 학교’ 덕이다. 지난해 명주사의 전통인쇄문화체험 템플 스테이에는 4000여 명이 참가해 목판화 찍기를 익힌 뒤 티셔츠와 달력을 제작하는 등 기존 템플 스테이와 차별화한 특성을 자랑했다.

 이런 점에 주목한 대한불교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정산)이 명주사와 함께 ‘아시아 불교판화의 세계’를 열었다. 18일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 홍보관 1층에서 선보인 이 특별전에는 고판화박물관 개관 10주년과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5월 17일)을 기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일본·티베트·몽골 등지에서 수집한 목판 원판과 불경, 불화판화 50여 점이 나왔다. ‘강원도 문화재’로 7점이 지정될 만큼 이 분야에서 손꼽히는 소장품이 원주를 떠나 서울에 온 건 처음이다.

 주지를 겸하고 있는 한 관장은 “신도들이 처음엔 왜 남의 나라 것까지 모으며 고생하느냐 했지만 이제는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수집품을 자랑스러워한다”며 “나는 박물관 일이 수행”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절집 살림에 수집과 기획을 백척간두에 선 듯 온 몸을 집중해 해나가기에 오히려 불심이 두터워진다는 것이다.

 남송시대 ‘불정심다라니경’을 그대로 다시 새긴 고려 법화경 변상도, 중국 저장성박물관이 내세우는 소장품 중 하나인 남송시대 ‘불정심다라니경’을 조선 초기에 번각한 판본이 한 관장의 자랑거리다. 저장성박물관 다라니경은 훼손이 심해 전체 변상도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으로 망가졌지만 고판화박물관 소장 번각본은 변상도 부분이 완벽한 상태로 남아 남송본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됐다.

 전시는 5월 5일까지. 매주 금~일요일에 무료로 판화를 찍어 가져가는 체험교실이 전시장 앞에서 열린다. 02-2031-2000.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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