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표, 지난해 하루 평균 370쌍 이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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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크게 늘고 있다.또 20년 이상 오래 산 부부의 '황혼(黃昏)'이혼도 많아지고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 비중이 커지는 등 이혼의 모습도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1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인구 천명당 혼인건수는 6.7건에 불과해 지난 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혼인 적령기의 인구가 감소한데다 취업.학업문제로 결혼을 미루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풀이했다.

반면 지난해 이혼건수는 13만5천건으로 2000년보다 1만5천건이 늘었다.하루 평균 3백70쌍이 이혼한 셈이다.

인구 천명당 이혼건수는 98년이후 3년동안 2.5건을 유지하다가 지난해엔 지난해엔 2.8건으로 크게 늘었다.

결혼기간이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비중도 지난해 11.3%로 10여년전보다 약 3배 높아졌다.자녀문제 때문에 참고 살다가 자녀가 성장한 뒤 이혼하는 '황혼이혼'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의 비중이 지난해 11.6%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최근 일본에서 사회문제로 떠오른 남편이 실직하면 바로 이혼을 청구하는 '퇴직이혼'같은 형태가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체 혼인중 재혼비중은 여자(16.4%)가 남자(14.7%)보다 많았으며,총각남성과 재혼여성의 혼인비중도 5.6%로 10여년전 보다 두배 넘게 증가했다.초혼부부중 여자가 연상인 비율도 11.3%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대희 소장은 "여성의 경제.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더이상 가부장적제도에 순종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여성이 이혼을 먼저 제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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