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지금] 예쁜 후배한테 속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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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갓 스무살이 된 신입생들이 캠퍼스의 낭만을 한창 즐기고 있을 때다. 기억을 짚어보면 신입생 시절이 제일 팔자(?)가 좋았다. 학점 걱정은 미뤄둔 뒤 음주가무를 맘껏 즐겼고, 마음 맞는 동기들과 팔짱 끼고 교내 여기저기를 활보하고 다니기도 했다.

맛있는 음식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신입생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인 ‘선배 찬스’ 덕분이다. ‘후배’라는 이름으로 많은 선배에게 밥을 얻어 먹을 수 있었던 그 때, 누군가는 ‘선배’라는 이름으로 많은 후배에게 밥을 사야했다.

특히 예쁘장한 여자 후배가 “선배, 밥 사주세요~”라고 말해오면 돈을 빌려서라도 사주고 싶은 것이 (남자)선배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선배의 마음을 악용하는 후배, 꼭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많은 네티즌의 분노를 산 게시물을 보면 알 수 있다. 휴대전화 메신저 ‘카카오톡’을 캡처한 모습이다.

‘13학번 새내기 OOO’라고 저장된 여자 후배가 “선배님 점심 사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끝엔 귀여운 이모티콘까지 첨부했다. 메시지를 받은 선배는 “오, OO구나! 오늘은 내가 쏠게!”라고 화답한다. 그런데 이때 후배가 다른 동기 친구들을 채팅방에 불러모은다. 총 8명을 초대했다. 그리고는 “꺄~ 감사합니다! 얘들아, 선배님이 피자 쏜대ㅋㅋ”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 ‘어처구니’ 없고도 황당무계한 상황에 선배는 “아. 그래.”라고 답장할 수 밖에 없었다.

강태공이 따로 없는 후배에게 제대로 낚인 선배. 네티즌은 선배에게 ‘감정이입’이 됐다. 뭐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다 있느냐는 반응이다.

“무개념이다”,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온다”, “내 후배가 저랬으면 나 진짜 선배고 뭐고!!!”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해당 게시물은 ‘카톡 신종 사기’란 제목이 붙기도 했다. 이후 상황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도 많다. 피자집에서 9명의 후배에 둘러싸여 억지 웃음을 짓고 있을 선배를 떠올리며 남긴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공감 멘션
꽃이 만발하는 대학 생활이네요. 꽃거지들. (@jjuOOO)
야 진짜 너네 나중에 후배들한테 10배로 뜯겨라!!! (@sooOOO)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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