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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모바일 지불결제 시장 선점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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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강태
BC카드 사장

바야흐로 스마트폰 3500만 대 시대다. 스마트폰 한 대의 가격은 100만원 남짓.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5조원에 이른다. 대한민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하지만 과연 이 많은 스마트폰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이동통신사·휴대전화 제조사·유통사 등은 모바일 지불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서비스 제공 방식도 모바일 전자지갑, 무선 네트워트를 활용한 폰빌(Phone bill) 방식, 근거리 통신기술을 활용한 NFC 등 다양한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2차원 바코드 기반의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300개 매장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어떨까? 현재 지속적으로 시장은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결제 인프라,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 정보보안 등을 이유로 성장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은 국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지 않은 해외 카드사의 비접촉식 지불결제 표준을 활용했다. 그래서 적지 않은 로열티 비용을 부담해온 데다 보안성에 취약했고 번호이동이나 유심(USIM) 변경 시 재발급 서비스를 받기가 불편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국가 표준(KS)이 제정됐다. 이를 통해 고객은 스마트폰 전자지갑, 결제, 앱과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편리한 모바일 지불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KT가 KS규격을 따르고 있고, SKT와 LGU+는 협의 중에 있다. 앞으로 모든 통신사가 참여한다면 고객들은 KS규격 모바일 카드로 각종 조회는 물론 분실 신고 등의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고, 수십 종의 플라스틱 신용·체크카드를 모바일 카드로 즉시 전환 발급받을 수 있다

 보안성 또한 강화됐다.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경우 잠금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제공돼 안전하다. 플라스틱 카드는 지갑을 분실하면 지갑 안에 있는 다수의 카드사에 각각 분실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한 번의 분실신고로 다수의 모바일 카드 신고가 해결된다. 카드 거래 측면에서 보자면 오프라인 가맹점은 물론 모든 온라인, 모바일 쇼핑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국제카드사 기술 종속성에서 탈피해 국내 전용 모바일 카드 발급이 가능해지면서 해외 브랜드 로열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편리성에 이어 환경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대한민국 경제활동인구 1인당 4.5장의 플라스틱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두께를 1㎜로 계산해 위로 모아 세우면 히말라야산보다 높고, 가로로 뉘어 옆으로 펼치면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 왕복 거리에 해당한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각종 멤버십에 포인트카드까지 생각해보면 우리는 썩지도 않고 재활용도 안 되는 플라스틱 공해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결제는 발급부터 배송까지 낭비되는 자원이 없다. 이는 기업도, 고객도 절로 환경보호에 앞장서며 공생 실천하는 것이리라.

 그뿐인가.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선도를 통해 창조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경제성장 40년 만에 명실공히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올랐다. 이제는 창조경제를 통해 기술과 문화의 발전을 주도해 선두에 설 시점이다. 새 정부도 이러한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국정 어젠다의 상위에 올려놓았을 것이다.

 3500만 대라는 스마트폰 보유대수가 알려주듯 우리는 하드웨어에서 이미 성공을 거두었다. 그 다음 단계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소프트웨어에서의 성공일 것이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은 가장 먼저 모바일 카드를 상용화했다. 이제 곧 모바일 카드가 대중화되고 모바일 결제 시장이 활성화되면 전 세계 결제 시장의 강자들이 수업료를 들고 대한민국으로 몰려들 것이다. 전 세계인이 우리가 만든 스마트폰에 우리가 만든 결제수단으로 물건을 사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의 성공 사례가 아닐까?

이강태 BC카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