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영화] '샹하이 나이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3년 전 '상하이 눈'에서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보안관으로 변신했던 청룽(成龍)이 이번엔 동시대의 영국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기사 작위도 받는다. 신작 '상하이 나이츠(Shanghai Knights)'에서다.

'상하이 눈'에서 청룽은 장 웨인이란 이름으로 나왔다. 서부영화의 전설적 스타 존 웨인을 패러디했다. 신작에서도 마찬가지다. 조국 중국에서 아버지가 왕권을 노리는 자객에게 살해당하자 장 웨인은 암살범을 쫓아 19세기 말의 영국으로 건너간다.

'상하이 나이츠'는 볼거리와 웃음, 그리고 잔재미란 면에서 전작을 능가한다. 올 마흔여덟의 청룽도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던 전작보다 오히려 젊어보인다.

신작의 중심은 당연히 청룽의 코믹 액션이다. 장난기 가득한 그의 몸짓이 쉴 새 없이 폭소와 미소를 자아낸다. 객석을 제압하는 스펙터클한 액션은 별로 없지만, 대신 인간의 온기가 담긴 유쾌한 활극이 펼쳐진다. 역시 틀에 박힌 '청룽표 영화'를 벗어나지 못한 구석도 있으나 그의 변함 없는 열정과 개구쟁이 같은 표정을 확인하는 재미는 여전히 쏠쏠하다.

'상하이 나이츠'는 내용을 평가할 영화가 아니다. 드라마는 구멍투성이다. 중국과 영국의 왕실 측근이 각기 왕권을 잡기 위해 비밀 작전을 꾸미고, 또 청룽과 그의 단짝 로이(오웬 윌슨)가 이들의 음모를 분쇄한다는 뼈대만 기억하면 된다.

이런 빈틈을 메워주는 건 청룽의 개인기다. 그는 호텔의 회전문, 가파른 계단, 번잡한 시장통, 오래된 성당 등에서 쫓고 쫓기는 사투를 벌인다.

그의 파트너 로이와 여동생 린(판 윙)의 사랑도 황당하나 귀엽다. 영국 희대의 연쇄 살인범 잭 더 리퍼, 탐정소설의 대가 셜록 홈스, 무성영화의 황제 찰리 채플린도 만날 수 있다는데…. 다음달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