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의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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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한민국의 남성」들이 당면하는 공동의 문제는 대학, 군대, 취직, 결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 문제들을 순풍에 항해하듯 유유히 해결한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대체로 조난과 난항이 아니면 표류하게 되는 모양이다.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등 각각의 동기생들의 소식을 직접 간접적으로 들어보면 그런 결론이 나온다.
○…제대한 노장 대학생이거나, 병역미필로 애를 먹거나, 무직으로 맥을 못쓰거나, 뒤늦게 입대해서 처자가 면회를 다니는 친구에 비하면 이제 군복을 벗고 못 마친 대학에의 미련과 향수를 느낄망정 공무원이던 나로서는 결혼문제만 남게 된 셈인데, 웬만한 입사시험이면 4년째 대학 간판에 걸려 도전도 못하는 듯 참한 혼처도 마찬가지다.
○…삼한갑족은 아니더라도 귀한 딸이 시집 식구들에게 부대끼거나 배를 주려서 친정을 보급기지로 삼게 되면 난처한 일이며 빤한 봉급이니 『그 살림이 백년하청』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정순재·27·공무원·서울 용두1동 39의1 1통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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