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돕는 홍삼, 치매 원인 물질도 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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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은 아이들의 면역력·체력뿐 아니라 기억력을 높여 학습능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김수정 기자]

인삼에는 몸에 유익한 다양한 사포닌 성분이 있다. 인삼을 말려 열에 찌면 홍삼이 된다. 그 과정에서 사포닌의 종류와 양이 풍부해진다. 홍삼의 사포닌(진세노사이드)이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신경전달 물질 분비를 촉진해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영국 노섬브리아대 케네디 교수팀은 2007년 홍삼의 기억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건강한 성인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실험군에는 매일 홍삼농축액 캡슐(200㎎)을, 대조군에는 위약을 8주간 투여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홍삼과 위약을 섭취한 1일, 29일, 57일째 되는 날 아침에 섭취 전과 섭취 3시간 후의 기억력을 테스트 받았다.

이후 4주간 투여를 중단했다. 그리고 투여하는 시료를 바꿔 실험군에는 위약을 대조군에는 홍삼을 주고 같은 방법으로 기억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위약보다 홍삼농축액 캡슐을 섭취했을 때 기억력과 업무수행능력이 유의하게 높았다.

홍삼의 기억력 개선 효과는 치매 환자들에게서도 관찰됐다. 2008년 서울대 의대 신경과 김만호 교수팀은 97명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추적했다. 그 결과 홍삼을 섭취한 군에서 인지·정신기능이 많이 개선됐다.

김 교수팀은 또 61명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매일 홍삼 9g과 4.5g을 섭취한 실험군과 홍삼을 섭취하지 않는 대조군으로 나눠 치매 증상 개선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매일 홍삼 9g을 섭취한 군은 인지기능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

홍삼의 사포닌은 뇌 신경세포 손상 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기억력을 개선한다. 서울대 약학과 박정일 교수는 “치매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는 뇌 신경세포를 죽인다”며 “홍삼 사포닌은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서 생성되는 것을 억제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춘다”고 말했다. 한국인삼공사 효능임상연구팀 김영숙 박사는 “사포닌은 학습과 기억력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부교감신경에서 분비되는 아세틸콜린은 뇌 신경전달 물질이다. 아세틸콜린이 잘 분비될수록 학습·기억 신호를 뇌세포에 잘 전달한다. 김 박사는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홍삼은 체력 증진과 성장에 도움을 주면서 학습 능력을 끌어 올리는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기를 양념하거나 국물을 낼 때 홍삼 분말을 넣으면 아이가 홍삼을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다. 홍삼 추출물로 만든 어린이용 홍삼 제품도 많다. 대표적인 게 한국인삼공사의 어린이 홍삼 제품 ‘정관장 홍이장군’이다. 국내산 6년근 홍삼을 사용했다. 20여 가지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다. 어린이 성장을 돕는 성분도 함유했다.

글=정심교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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