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데뷔전 류현진, '저격수' 아리아스에 당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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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아리아스(29)가 '류현진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브루스 보치(58)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시즌 2차전에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8명의 타자 중 7명의 이름과 타순이 같았다. 6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왼손타자 브랜든 벨트(25)를 제외하고 오른손타자 호아킨 아리아스를 넣은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벨트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은 위장병(stomach virus)에 걸려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 하지만 통산 216경기에서 1루수로 단 5경기 밖에 나오지 않았던 아리아스를 투입한 것은 왼손투수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한 보치 감독의 복안이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타자 8명 중 스위치히터인 앙헬 파간(32)·파블로 산도발(27)·안드레스 토레스(35)를 비롯해 오른손타자가 무려 7명이었다. 1~7번까지가 모두 오른쪽타자. 리그 규정에 따라 타석에 들어선 선발투수 메디슨 범가너(24)를 제외한 팀 내 유일한 왼손타자는 8번타자·유격수로 출전한 브랜든 크로프드(26) 뿐이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아리아스는 2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좌전안타를 때려낸 것에 이어 4회 무사 1·3루 찬스에서도 중전안타를 기록하며 이날 류현진의 유일한 자책점을 뽑아냈다.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팀이 추가점을 얻는데 가교 역할을 해냈다. 샌프란시스코는 아리아스의 출루를 시작으로 2점을 더 추가하며 0-3으로 격차를 벌렸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아리아스는 2001년 FA(프리 에이전트)로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고, 2004년 알렉스 로드리게스(38· 현 뉴욕 양키스) 트레이드에 포함돼 텍사스로 이적했다. 2006년 빅리그에 데뷔해 뉴욕 메츠와 캔자스시티를 거쳤고, 2011년 샌프란시스코와 FA(프리 에이전트) 계약했다. 지난해 성적은 타율 0.270, 5홈런 34타점이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6⅓이닝 동안 10피안타를 허용했지만 병살타 3개를 이끌어내며 3실점(1자책)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지만 결정적인 순간 아리아스를 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온라인 중앙일보, 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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