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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과신도 병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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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봄은 질병이 활개를 치는 계절. 자연이 약도 많이 사먹게 된다. 그러나 의사도 잘못 써서 부작용을 일으키는 그런 약이 있고 두 가지 섞었을 때 이상한 작용을 인체에 나타내는 약도 있다. 독과 약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런데 약을 너무 과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귀여운 아이들에겐 이 약 저 약 그것도 비싼 것만 먹여야 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어머니들도 적지 않은 듯. 약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알아봤다.
「페니실린 쇼크」, 「탈리도마이드」에 의한 기형아 출산, 어떤 종류의 「마이신」에 의한 재생 불량성 빈혈 및 난청, 「피린」계 감기약 복용에 의한 사고사... 약의 부작용의 예는 얼마든지 있다. 좋은 약일수록 부작용이 심하다는 말도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의원병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병주고 약준다는 말대로 의사가 진단을 잘못 내려 환자에게 「노이로제」를, 특히 심장병 계통에 관한 「노이로제」를 일으키는 것 같은 것을 의원병이라고 한다.
의사들이 질병을 고친다고 약을 쓴 것이 오히려 더 심한 부작용을 일으킨 것을 또한 의원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 나라에도 의사가 약을 잘못 써서 부작용을 일으키는 의원병이 적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계통적으로 조사된 적은 아직 없다. 그러나 아무래도 많은 것은 환자와 가족이 함부로 약을 써서 부작용을 일으킨 예.
일본서는 약 반년 전에 「비타민」 D를 너무 많이 먹여 4살 난 남자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한꺼번에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6개월에 걸쳐 필요 양 이상을 계속 먹였기 때문에 콩팥과 폐와 혈관에 석회석이 엉겨버려 결국 생명에까지 영향이 갔다고 한다. 「비타민」 A· D· E· K같이 지용성의 것은 필요 이상 먹으면 몸에 축적되어 A는 구토감, 우울감, 탈모, 식욕 부진을 일으키고 E는 뼈를 무르게 하며, K는 뇌성마비를 일으키게 된다. B와 C는 수용성이라 필요 이상의 양은 몸밖으로 배설되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지나치게 먹으면 간장에 지방이 괴든 지 동맥 경화와 관계가 있다고 하는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든지 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가장 무난하다고 이야기되는 「비타민」이 이런 정도이니 복잡한 약이야 그 부작용이 어느 정도인가 스스로 짐작이 갈 일이다.
서울대 의대 부속병원 내과의 이문호 교수에 의하면 먹으면 살이 찐다는 약 (「코티손」계약)을 먹고 심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예가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에게 약을 함부로 먹이면 안된다고 서울대 의대 부속병원 소아과 의사 최한웅 교수는 경고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신경 계통은 비슷하기 때문에 해열제 감기약 수면제는 웬만히 주의해서 쓰지 않으면 안되며 항생 물질은 좀 많다싶게 써야만 나타나는데, 그렇기 때문에 간장을 상하게 하는 「클로르 마이신」은 간장이 미숙한 신생아에게 써서는 안된다고 최 박사는 지적했다. <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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