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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연료 연구소의 경사|한꺼번에 세 박사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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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몇 가지 특징 때문에 이색적인 연구소로 알려진 재단법인 금속·연료 연구소가 이번에 한꺼번에 3명의 박사를 배출시킴으로써 저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62년 1월 대한중석 등 금속·연료계 국영 기업체가 주동이 되어 발족한 동 연구소는 우리나라 처음으로 연구 계약제를 채택하고 출퇴근을 따지지 않는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를 보장하여 과학기술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 동안 그 연구소는 9개의 특허를 얻는 등의 성과를 올려 외국에서 성공한 그러한 체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질 높은 논문으로 3명의 박사를 탄생케 함으로써 우리나라에 새로운 연구소 「모델」을 제시했다.
금속연료 연구소는 소장 부소장과 관리 실무자 등 최소한 필요한 상임 근무자를 빼놓으면 거의가 대학교수, 딴 연구소 연구관, 대학원생 등 외부 과학기술자들로 구성되고 있다. 즉 금속·연료라는 특정 부문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시설을 충분히 마련해서 외부의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번에 탄생한 박사들도 물론 직장은 버젓이 딴 곳에 갖고 있다. 그러나 밤 혹은 방학동안에 그 연구소에서 이름 있는 과학기술자들의 지도로 연구를 계속, 1명은 금속분야에선 세계적인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2명은 서울대학교에서 박사를 받게 되었다.
한편 경사를 맞은 동 연구소 소장 양재현 박사는 가을에도 또 한 명의 박사가 탄생될 것이라고 말하고 나서 앞으로 더욱 특허 획득을 위한 연구와 박사논문 급의 연구를 계속하게 함으로써 과학기술계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에 동 연구소에서 배출된 3명의 박사들의 연구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오재현(35)박사=한국 과학기술 연구소 최형섭 소장의 지도아래 「알루미늄」규산염 광물에 대한 연구를 하여 2월 「와세다」 대학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상당히 많은 양이 매장되어 있고 고급 내화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규산염은 높은 이용도에 비해 우리나라 독자적인 연구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오 박사는 많은 애로를 겪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그는 난관을 극복, 「알루미늄」 규산염의 결정구조가 계면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구명해서 일본 광업회지에 발표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고 학위도 받게 되었다. 동 박사는 현재 인하공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채명준(30)박사=서울대 문리대 최규원 박사 지도 아래 전자밀도의 분포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독창적인 장치를 조립, 그를 이용해서 연구한 업적으로 서울대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채 박사가 만든 장치는 대단히 복잡하고도 큰 장치로 이런 정밀 기구를 독자적으로 조립했다는 것 자체부터 의의가 크다. 거기다가 채 박사는 그것을 사용해서 측정하기 힘든 질소(14)핵의 전자밀도 분포 상태를 쉽게 측정하여 질소핵사극자공명을 연구한 것이다. 채 박사는 서울대학교에서는 두 번째로 신제도에 의한 이공학계 정규 박사학위를 받는다고 한다.
그는 현재 원자력 연구소에 재직하고있다.
▲박두원(38)박사=물질분석에 사용되는 시약 「EDTA·에스텔」을 합성하고 이 물질이 전기적으로 중성인 금속과 착화합물을 만들 때 특이한 성질을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 물질이 금속 「코발트」와 작용하여 선명한 색채를 나타내는 것을 알아내서 「코발트」에 관한 정량 및 정성 분석을 가능케 했다. 역시 최규원 박사의 지도 아래 이상과 같은 연구를 하여 서울대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박 박사는 현재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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