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두 한인 마켓

미주중앙

입력

우리마켓이 한인시장에서 사라진다. 우리마켓은 25일 세리토스점을 시온마켓측에 넘긴데 이어 마지막 남은 터스틴점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우리마켓 터스틴점.

우리마켓이 사라진다. 마켓을 오픈한지 딱 5년 만이다. 지난 1월 LA다운타운 매장에서 철수한데 이어 세리토스점과 터스틴점까지 매각한다.

◆'우리'의 운명

우리마켓 임관우 대표는 "우리마켓 세리토스점은 시온이 인수하고 터스틴점 역시 히스패닉 마켓에 매각을 추진중에 있다"며 "세리토스 매장을 시온마켓으로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갚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마켓 임 대표는 25일 시온마켓 황규만 회장을 만나 세리토스 매장 매각은 확정했다.

시온과 우리마켓이 합의한 매각 금액은 150만 달러. 우리마켓의 총 부채는 은행빚을 포함해 총 240만 달러로 매각해도 90만 달러의 부채가 남는 셈이지만 나머지 부채는 시온마켓이 인수한다는 조건으로 밴더들에게 탕감을 받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를 위해 시온마켓 황 회장은 지난 15일 벤더들과 모임을 갖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부채 탕감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는 40여개 밴더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온마켓의 황 회장은 "우리마켓 임 대표와는 인수작업을 모두 마쳤지만 리스 문제 등의 법적인 절차는 아직 남아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우리마켓이 문을 닫게 되기까지는 지난해 터스틴점의 무리한 확장과 전임사장의 배임과 횡령으로 인한 타격이 컸다.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자자로만 있던 임 대표가 나섰지만 난관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매각 결정에는 우리마켓을 상대로 벤더들이 파산신청(챕터 7)을 부른 것이 결정적이었다. 물건 대금을 받지 못한 3개 벤더가 우리마켓을 상대로 파산신청서를 제출했다. 25일 황 회장은 벤더와 파산신청 취하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리마켓은 지난 2009년 4월 세리토스 매장을 시작으로 다운타운과 터스틴까지 3개 매장으로 확장하며 남가주 한인마켓 업계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곳이다.

◆'시온'의 확장

우리마켓을 인수한 시온마켓의 확장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매입한 부에나파크 랄프스와 세리토스 우리마켓 매장까지 합치면 총 6개 매장이 된다. 남가주 내 매장 수가 가장 많은 한남체인과 같다. 게다가 매입이 지연 중에 있는 롤렌하이츠 매장까지 시온으로 넘어올 경우 시온은 남가주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게 된다.

시온마켓은 잇단 매장 인수로 한남체인 H마트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태다.

H마트의 샌디에이고 진출로 이미 맞붙은데 이어 오는 8~9월로 예정하고 있는 부에나파크 매장이 오픈하면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동시에 한남체인과의 전쟁도 치러야 한다. 지금까지 부에나파크와 라팔마 2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한남체인에 하와이안 가든 매장 하나로 2:1의 싸움이었다면 부에나파크와 세리토스 상권에 2개의 매장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이제는 2:3으로 전세를 뒤집은 형세다.

이외에도 시온은 지난해 1만 스퀘어피트의 시어스 매장을 인수해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점은 오는 5월 중 오픈을 목표하고 있다. 또 매장을 늘리면서 LA다운타운 인근에 냉동고를 포함하고 있는 6만스퀘어피트의 창고도 새로 매입했다. 황 회장은 창고 매입을 하면서 도매도 겸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오수연 기자

☞채권자가 부른 '챕터7'

시온마켓의 우리마켓 인수 과정에서 채권자인 벤더들이 채무자를 상대로 '챕터 7'를 법원에 신청했다. 보통 챕터 7은 채무자가 부르는 게 일반적인데 진귀한 경우였다. 우리마켓 매각 과정에서 나온 챕터 7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강제 파산을 요구할 경우 드물게 하는 소송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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