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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은 제1급 애처가 - 「워싱턴」신상갑 기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린드·존슨」 미 대통령도 미녀들 앞에는 오금을 못 펴는 백악관 담장 밖의 갑남을남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만찬회 같은 데서는 다른 우방 국가의 「퍼스트·레이디」와 같이 춤을 추고 속삭이며 다정한 말을 주고받는데 인색하기는커녕 자유 세계를 한 어깨에 메고 앞장서는 그 득의의 수법으로 여자를 대하는데도 「프로」라는 정평이 높다.
언젠가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부부를 위한 백악관 만찬회에서는 「마르코스」대통령 부인의 손을 잡고 무도장에서 이 미아의 귀부인을 독점했을 뿐만 아니라 휴게실로 그녀를 안내까지 한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 그로부터 수주일 후 「마닐라」 정상회담에서 다시 재회, 회포를 풀었다. 미국과 「필리핀」 신문들은 이에 대한 기사를 대문짝 만하게 꼬집어 보도했으나 「존슨」 대통령의 대 여성관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여성을 좋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미녀군을 향해 특유의 「텍사스·스타일」로 「윙크」와 「키스」에 천직의 재능을 가진 이 거인은 『아름다운 미인들이여! 내게로 오라.』고 큰 소리 쳐 부르는 것을 조금도 꺼리지 않는 호남형.
10분간만 어울린 여자에겐 「스위트·허트」라고 부르기가 일쑤이며 이 바람에 『나의 사랑하는...』라고 자서된 「존슨」 대통령의 사진을 받은 행운의 미녀들도 더러 있다는 이야기도 거짓은 아니다. 대통령이 지난번 목 수술을 받고 깨어났을 때 번개 같이 그의 머리를 스친 첫 생각은 그 다음날에 있을 「버드」 여사와의 결혼기념에 대한 구상이었음을 봐도 알 수 있다. 수술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데도 「메모」용지를 부여잡고 쓴 부인에게 보낸 알뜰한 편지의 요지는 『「레이디·버드」와 더불어 꿀물 같은 최대의 행복 32년이 흘러』라는 것이었다.
누가 보건 말건 「틴·에이지」에 못지 않게 정열적인 「키스」를 그의 부인에게 퍼붓는 것을 조금도 어색해 하지 않는 「존슨」 대통령은 확실히 제1급 애처가형. 「버드」여사의 친구들은 한 나라 대통령이라면 좀 더 점잖고, 덜 관능적인 「키스」 방식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버드」여사에게 은근히 충고하기도 하여 친구들의 선의의 질투를 받는「퍼스트·레이디」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솔직히 나도 좋은 것을 어쩌노』라고 가볍게 대답할 만큼 그녀의 남편에 대한 신뢰감은 백「프로」. 「존슨」대통령이 다른 여인들에게 퍼붓는 「키스」나 「윙크」 등에는 「로맨틱」한 의미는 별로 없는 것을 알면 실망할 미녀도 없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미녀들이 대통령과 직접 피부를 가까이 하며 느끼는「드릴」을 「존슨」 대통령은 충분히 계산에 넣고 있다.
그의 어린 시절에 백악관에 대하여 얼마나 외경을 느꼈으며 옛날 「버드」여사가 철통같은 경비망을 뚫고 「프랭크린·루즈벨트」 대통령의 사진을 찍기 위해 관중을 뚫고 돌격했다는 추억을 「존슨」대통령은 잊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여성의 매력에 불감증을 느낀 일은 절대로 없다. NBC 「텔리비젼」 여기자 「낸시·디킨스」에게 너무 편파적인 특정 기사를 주어 경쟁 회사로부터 불평을 받은 일도 있다.
그러나 「버드」여사는 그 자신이 가장 대통령의 사랑을 받는 여인이란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편을 오해한 적은 꿈에도 없다고. 지난번 한국을 방문했을 때 「버드」 여사 머리 위의 색종이를 털어 주고 공개 「텔리비·카메라」 앞에서 부의 머리를 빗겨준 일화도 재미있다. 『대통령 부인이여. 오늘 모든 한국 여성들은 그대를 부러워 할 것이다. 왜냐고요, 대통령이 손수 그대의 머리에 빗질을 하는 것을 보았으니까.』라는 격찬을 한국 여성교육가 임영신 여사로부터 받은 것도 이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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