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는 수면 패턴과 관련해 종달새 형과 올빼미 형으로 사람을 분류하기도 한다. 종달새 형은 일찍 잠들고, 일찍 깨는 이른바 '아침 형 인간'들이다. 반면 올빼미 형은 반대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아침 형 인간을 흔히 부지런한 사람으로 지목하곤 하지만, 실제 돈벌이가 좋고 지적 능력이 요구되는 일은 올빼미 형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학업 성적에 관한 한 아침 형 학생들이 대체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 연구팀은 10대 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과 성적과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아침 형 학생들의 성적이 올빼미 형 학생들보다 8% 가량 높았다.
1000명의 학생 가운데 아침 형은 대략 25%였고, 올빼미 형 학생은 32%였다. 연구팀은 "올빼미 형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학교 수업 시간에 그들의 두뇌가 확 깨어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지적 능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하거나, 급여가 높은 일에 근무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올빼미 형이 많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찰스 다윈, 아돌프 히틀러, 윈스턴 처칠 같은 사람들이 그렇다. 2차 대전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처칠의 경우 새벽 4시에나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전쟁 내각 회의를 침실에서 열어야 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영국 러프보로 대학의 짐 혼 교수는 "올빼미 형은 외향적이고 창조적인 발명가나 예술가 등 가운데 많으며, 종달새 형은 공무원이나 회계원 같은 사람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영국의 인디펜던트 신문이 보도했다.
문혜준 기자 hjun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