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높아 가는 민속에의 관심|성균대서 「안동문화권」학술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소멸 과정에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자료 수집운동이 대학을 중심으로 벌어져 학계에 새「무드」를 자아내고 있다. 각 대학 박물관이 민속실의 확충을 서두름과 때를 같이하여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안동문화원에 속하는 지역의 종합 학술조사를 끝내 첫 개가를 올렸다.
성대 국어국문학과는 64, 65, 66년의 3개년간 경북안동·봉화일대를 두루 답사하고 민요·전설·방언·민속 분야에 걸친 9백여 점(민요60편·전설·방언6백 단어·민속신앙 1백 건)의 새 자료를 채집했다. 민속분야에서 이같이 장기에 걸친 특정지역의 집중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4개 반으로 편성된 이 조사단은 교수5명과 학생 20명으로 구성 네 차례에 연인원 6백여 명을 동원 20개 자연부락을 조사했다. 지도교수는 민요에 이우성, 방언에 강신항 전설에 최진원 민속에 김열규(서강대) 교수.
조사단장 이우성 교수는 이번 조사가 도산 이씨, 하회 유씨, 천전 김씨, 도천 김씨, 봉화 금씨 서곡 권씨, 춘양 강씨 등 양반촌락에 대한 집중조사였음을 밝히고 안동문화권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양반관념의 잔재와 농도가 가장 짙은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민요에 있어 특히 농요(모내기·논매기 등) 나 화전놀이 노래에는 양반세계의 풍자가 심한가하면 상두노래 (상여를 어르는 소리)는 으레 양반가문의 번영과 송축이 전부이다.
지방 전래전설로는 양반의 세력교체 즉 전대 김씨와 후대의 양반촌락이 처음 형성될 때에 관한 게 한결같이 발견된다.
사투리는 반상이 서로 다르다. 이와 반대로 대표적 유교고장인 이 지역이 「샤머니즘」의 전통을 온전히 보유하는 양면을 특징적으로 보여줬다고. 그 한 예로서 이퇴계의 후손이 군거해있고 또 도산서원이 자리잡은 도산면 토계동에서 아래 위 마을을 상징하는 신의 교합제를 근년까지 행했음은 「아이러니컬」한 대조였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번 조사가 단원의 자비부담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밝히고 대학 당국과 국가적인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다짐한다.
지금 계승이 없는 채 보유자는 모두 고령자. 성대는 2월중 제1차 학술조사의 보고서를 내고 이어 3개년간 이 지역의 학술조사를 계속 추진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