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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체 핵심부문 기술도 중국으로 이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시바.NEC 등 일본의 주요 반도체 회사들이 생산공장에 이어 설계.개발 등 핵심기술 부문을 중국으로 본격 이전하기 시작했다.

매년 40만명씩 쏟아져 나오는 중국의 이공계 대학 출신 엔지니어들을 싼 값으로 활용해 개발비용을 낮추자는 의도다.

2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도시바(東芝)는 중국의 반도체 개발인력의 인건비가 일본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 현재 40명인 상하이(上海)칩개발센터의 인력을 2003년 말까지 1천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도시바의 상하이센터는 현재 중국판매용 가전제품이나 디지틀 정보기기의 핵심부품인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의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데, 인력충원이 이뤄지면 일본 내수용 첨단 영상처리장치의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쓰비시전기.NEC.후지쓰 등도 베이징의 연구개발센터의 중국인 엔지니어수를 대폭 증원, 새로운 반도체개발의 비용 및 기간을 단축시킬 계획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으로 연구개발사업을 이전키로 한 것은 소니.마쓰시타(松下)등 반도체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전자.가전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제품개발기능을 중국으로 옮긴 영향도 크다. 중국 시장에 맞도록 개발된 완제품에 신속히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일본에서보다 중국에서 직접 설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설계란 반도체칩 안의 회로나 이에 얹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작업으로 새 반도체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의 70~80%를 차지한다. 이때문에 각 반도체 회사들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공정의 비용과 기간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주요 공업단지도 단순한 생산시설 이전보다는 연구개발센터를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어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제조업에서도 핵심기술개발의 중국 이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에 따라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 등 고급두뇌 분야에서도 일본의 산업공동화가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yh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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