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톰슨, 굳히는 우리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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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에는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한 선수가 두 명밖에 없다. 주장 임영희(33)와 2001년 입단 이후 줄곧 우리은행에서 뛴 김은혜(31)다. 우리은행에 큰 경기를 경험한 선수가 많지 않아 농구 전문가와 팬들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상승세를 타고 올라온 삼성생명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우리은행 선수들은 큰 경기에서 주눅들지 않았다. 벤치에는 코치로서 신한은행의 6연속 통합우승을 일군 위성우(42) 감독-전주원(41) 코치가 있었고, 코트 안에는 베테랑 임영희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최다득점 기록을 가진 티나 톰슨(38)이 기둥처럼 버텼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제 통합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우리은행이 1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 홈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77-67로 꺾고 2연승을 거뒀다. 역대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모두 따낸 팀이 우승할 확률은 100%(총 11회 중 11회)다.

 우리은행은 1차전에서 62-42 낙승을 거둬 삼성생명의 상승세를 꺾었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2차전을 앞두고 위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제 1차전 같은 스코어는 나오지 않는다. 다 잊고 오늘 경기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2차전을 잡는 팀이 분위기를 가져간다. 그래서 오늘이 더 중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역대 기록을 살펴봐도 1차전을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63.6%)보다 2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86.3%)이 더 높았다. 위 감독은 평소보다 훨씬 더 크게 고함을 지르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2쿼터 중반까지는 팽팽한 접전이었다. 승기를 가져온 건 톰슨이었다. 톰슨은 2쿼터 막판 3점슛 2개를 연달아 꽂아 넣어 점수차를 벌렸다. 3쿼터 막판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뒤엔 승리를 확신한 듯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톰슨은 이날 30점·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 후 톰슨은 “1차전보다 상대 수비가 타이트해 힘들었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외국인 앰버 해리스가 32점·12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국내 선수들의 부진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3차전은 19일 삼성생명의 홈인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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