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봄을 걷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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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쑤이창현 남첨암 힐링 트레킹 코스는 9단 폭포와 푸른 대나무숲 길을 약 2시간 정도 걷게 되어 있다. 사진은 난젠옌 정상에서 바라본 구름전망대와 다랑논 모습.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왔다.

올봄은 중국 저장성(浙江省) 쑤이창(遂昌)현 난젠옌(南尖岩)을 비롯한 사막, 히말라야, 아마존까지 아웃도어 패션이 거친 자연 속으로 들어갔다. 올봄 아웃도어 패션의 트렌드는 한마디로 말해 ‘자연과 힐링’이다.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과 디자인은 세계 어느 오지에서도 통한다. 힐링이 대세인 만큼 산행을 즐기는 아웃도어 패션족들의 눈길 또한 중국의 힐링 여행지로 향하고 있다.

◆운해 속 학을 탄 신선을 보아도 놀랍지 않은 이곳=올봄은중국 저장성 쑤이창현 힐링 트레킹 코스를 추천한다. 몸과 마음의 치유 코스로는 그야말로 제격이다. 잉파공항에서 4시간여 버스로 이동하면 리수이시 쑤이창현에 다다른다. 쑤이창현 난젠옌은 초자연적 상태를 제대로 보존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도 생태보존지역으로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쑤이창현은 관광기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음에도 아직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저장성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난젠옌은 과연 쑤이창현의 명소다. 이곳은 신선이 학을 타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아도 전혀 놀랍지 않을 정도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신룡곡 3단 폭포

◆폭포수 길, 대나무숲 길 걷다 보면 절로 마음이 평온해져=난젠옌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운해 아래쪽 산 한가운데 그림 같은 다랑논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반령(半嶺)촌이다. 약 2시간 코스인 난젠옌 트레킹 코스는 9단 폭포와 대나무숲을 따라 걷게 된다. 산 아래에 다다르면 첫 번째 마을 대갱촌을 만나게 된다.

대갱(大坑)촌을 만나기 전 거쳐 가는 9단 폭포는 푸른 대나무숲과 어우러져 떨어지는 폭포의 절경이 압권이다. 난젠옌의 끝에서부터 흐르는 폭포다. 한여름에 들어서면 그 시원함과 푸름에 매료돼 그곳에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푹 빠져든다. 마을로 들어서면 순박한 주민들을 만나게 된다. 주민들의 소박하고 풍요로운 민심은 흡사 우리 옛 시골의 후덕한 인심과 순수한 정을 떠올리게 한다. 순수하게 무욕의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이 베푸는 온정의 감동은 눈시울을 적시기까지 한다.

쑤이창현은 쌀과 차 농사가 주요 업이고 양잠, 대나무 수공예로도 유명하다. 삼림은 81.3%에 달한다. 난젠옌 천주암 아래는 약 4만 평의 다랑논이 있다. 이곳 농민들은 다랑논 산사면의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을 끌어들여 농사를 짓는다. 그 모습은 마치 화첩을 펼쳐놓은 듯 수려함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쑤이창현은 약 2539㎢의 면적에 인구 23만여 명이다.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703개나 있어 화려한 첩첩산중 풍경이 일품이다.

난젠옌 풍경구 외에도 쑤이창현은 동양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탕현조가 지은 희곡(목단정)의 배경인 3단 폭포 신룡곡 풍경구도 볼 만하다. 트레킹 상담은 중국 쑤이창현 여유국 한국사무소 레드팡닷컴(02-6925-2569)에서 한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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