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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 담배 타이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전매청에서는 「파이프」용 담배로 「타이거」를 새로 내놓았다. 66연도 우리나라 전매수입이 2백52억원인데 그중 담배가 2백52억원이며, 연도는 3백3억원에서 담배가 2백77억원을 차지할것으로 예산되고 있다. 담배가 암의 원인이 된다고 논의가 분분한데도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있는것은 묘하다. 담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어느 시기라고 단정할수는 없는듯 하나, 속담에서 옛날을 일러 「호랑이 담배먹던 때」라고 한것이라든가 영·호 양남에서 즐겨부르는 민요에 「담배타령」이 있는것으로 미루어 우리나라 담배의 역사가 상당히 오랜것을 알수 있겠다.
옛날 사람들은 밭에 담배를 가꾸어 윗잎을 따서 정성껏 그늘에 말려 은장도로 곱게 쓸어 옥들 담배함에 담아 두었다가 긴장죽으로 피웠다. 그 장죽은 시나대에 낙화를 올리기도 하고 아니면 조죽이나 반죽을 그냥 쓰기도 했으며 담배꼬바리는 은삼동을 썼고 물부리는 백옥이나 마노를 곱게 다듬어 거기에 길상문양을 각하기도 하여 한껏 멋을 부렸던 것이다.
지금은 그 풍습도 차츰 시들어가고 있지마는 담배를 부노나 존장 앞에서 피우지 못한다는 범절이 있었다. 다같은 기호인데도 술은 어른앞의 대작이 가능한데 담배는 맞 피울수 없게 한것은 무슨 까닭 이었는지?
나라에 따라서는 담배에 대한 범절도 다르겠거니와 그것을 즐기는 방법도 냄새를 맡는것, 입으로 씹는것, 피우는 것해서 여러가지겠고, 피우는데 있어서도 구라파쪽 사람들은 연기를 입안에 맴돌렸다가 내뿜는데 반해 동양3국에서는 깊이 들이켜는 편이 많은것도 한대조라고 할수 있을듯 하다.
l492연에 「콜럼버스」 일행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인디언」에게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담뱃대로 잘못 알고 「타바고」라고 한것이 와전된채 담뱃대가 담배 행세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원만으로 따지자면 인류는 이래 담뱃대를 피우기도하고 담뱃대를 담뱃대로피우며 마침내는 오늘날「타이거」의 출현에 까지 이른 셈이겠다.
이는 「파이프」당을 위해한 생색이겠으나 그맛은 두고라도 곽의 꾸밈새라든지 「타이거」있어서 그랬던것은 아니겠지만 이름을 굳이 생소한 「타이거」로 했던 전매당국의 「센스」는 어딘가 「호랑이 담배 먹던 때」의 그것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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