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8년째 세계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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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인천국제공항이 공항서비스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켰다. 국토해양부는 11일 국제공항운영협의회(ACI)의 2012년도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인천공항이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김포국제공항은 종합 6위 겸 중형공항(연평균 이용객 1500만~2500만 명) 부문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ACI는 전 세계 1700여 공항 운영기관들의 협의체다. ACI가 매년 세계 각 공항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와 시설·운영 만족도를 설문조사하는 ASQ는 국제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공항 평가로 꼽힌다. 지난해 평가에선 전 세계 198개 공항 35만 명의 이용객이 설문에 응했다. 인천공항은 이 평가에서 공항 직원의 친절성, 출입국·세관 심사 등 전체 34개 항목 중 26개 항목에서 1위에 올랐다. 김포공항은 공항 접근성, 주차 편리성 등 30개 항목에서 비슷한 규모의 공항 27곳을 제쳤다.

 인천공항은 수용능력(연 4400만 명)에 육박하는 급격한 여객 증가(지난해 3897만 명), 김포공항은 청사 노후(국제선 1988년 준공)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부는 “어려운 여건에서 출입국 소요시간을 단축하는 등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타 공항을 앞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의 출입국 시간은 각각 19분·12분으로 국제 기준(출국 60분, 입국 45분 이내)보다 세 배 이상 빠르다. 김포공항의 출입국 시간도 지난해 9분27초, 13분29초로 전년도보다 각각 3분37초, 46초 단축됐다.

 하지만 국내 공항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ASQ에서 인천공항은 주차시설, 수하물 카트 이용 편리성, 보안검색 요원의 친절성 등에서, 김포공항은 식당 이용 편리성과 가격 대비 만족도, 쇼핑시설 이용 편리성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ASQ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번 종합순위 1~22위는 모두 한·중·일과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차지했다. 이승창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아시아인들은 국제기구의 자국 평가 때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며 “통계학에서 말하는 ‘응답자 편향(subject bias)’, 즉 ‘팔이 안으로 굽는’ 현상이 순위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국인 이용률이 높은 아시아 공항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유리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이 경쟁관계인 창이·홍콩공항과 비교해 외국 여행객들의 환승률이 낮은 점도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된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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