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채권>주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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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어진 지난 5년간 주식투자 수익률이 안전자산인 채권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5년간, 코스피지수의 실질수익률(해당 기간의 지수 상승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것)은 -9.66%였다. 반면 같은 기간 채권(1년 국고채 기준)의 실질수익률은 1.65%로 주식보다 11.31%포인트 더 높았다. 2008년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유럽 재정위기에 따라 주식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투자했을 때 손해를 덜 봤다. 대형주의 5년 실질수익률이 -6.54%로 소형주(-17.75%)나 중형주(-26.4%)보다 나았다.

 투자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났을 때는 주식이 채권보다 나았다. 10년간 코스피 실질수익률은 136.12%였다. 같은 기간 채권 실질수익률은 20.4%로, 주식보다 115.98%포인트 낮았다. 이 경우엔 중형주 수익률이 185.92%로 가장 좋았고 이어 소형주(163.36%), 대형주(140.32%) 순이었다.

 코스닥은 투자 기간이 길어도 마이너스였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의 실질수익률은 -39.52%, 10년 실질수익률은 -16.99%로 모두 손해였다.

 한편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안정적인 채권의 수익률도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2011년 3.62%였던 채권의 수익률은 지난해에는 3.12%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실질수익률은 오히려 -6.52%에서 1.67%로 높아졌다. 김은미 투자자보호재단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주식과 채권의 투자수익률이 하락하는 추세”라며 “투자수익률이 낮을수록 물가 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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