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국정원에 '윤태식 패스21' 보고

중앙일보

입력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0년 7월 10일 `패스21 검토보고', `패스21 지문인식기술 검토보고' 등 2종의 문건을 국정원 `김전무님' (팩스번호 2187-xxxx) 을 수신자로 팩스로 보고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정통부에 따르면 이 문건의 수신 팩스번호는 국정원 경제과였고 수신자 김 전무는 당시 국정원의 경제과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신자는 당시 정통부 정보화기획실 정보보호기획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윤씨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국정원 대공수사국외에도 국정원 경제단이 윤씨의 패스21에 대해 관여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 문건 작성경위와 관련, 정통부는 윤태식씨와 모 경제지 사장이 지난 99년 12월 남궁석 정통부 장관을 방문, 자사 지문인식 기술이 최고임을 정부가 인증해달라고 요청해옴에 따라 실무차원에서 당시 정보보호과장이었던 신용섭 전파연구소장이 장관 보고용으로 검토의견을 작성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이 문건을 국정원에 전달한 것은 당시 신 과장이 전파연구소장 직무대행으로 발령난 상태였고, 고광섭 신임 과장이 문건 전달이후인 7월19일 취임했기 때문에 공석중이어서 당시 담당 사무관이었던 전 모씨 (현재 태국 파견)가 국정원의 요청에 따라 이를 팩스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통부는 밝혔다.

신 소장은 "당시 윤씨가 자사기술이 최고기술임을 정부가 인증해주고 이를 외부에 알려달라고 하는가 하면 휴대폰 사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장관이 회사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허황된 얘기를 했다"면서 "실무차원에서 부정적인 내용으로 검토보고서를 작성,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보고서는 패스21의 기술력에 대해 우수성을 판단할 수 없고 다른 업체의 유사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 등 부정적인 내용도 담고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장관이 우수벤처기업 방문시 패스21을 대상업체로 선정해 시찰하도록 건의했다.

한편 정통부가 국정원에 보고한 문건중 `패스 21 검토보고'는 패스 21에 관한 회사개요와 윤씨의 이력 등 개인신상을 담고 있는 개괄적 소개자료이며, 99년 12월 장관 보고용으로 작성된 `패스21 지문인식기술 검토보고'를 국정원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작성된 것으로 정통부는 파악하고 있다.

하지윤기자 hj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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