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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뮤지컬 '카바레' 공연

중앙일보

입력

1930년대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암울한 정치상황 아래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을 다룬 브로드웨이 뮤지컬 '카바레'가 신시뮤지컬컴퍼니에 의해 내년 1월 19일-2월 24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나치 치하 베를린의 싸구려 카바레 '킷 캇 클럽'을 주무대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다소 선정적인 소재와 의상, 분위기 속에 역사 속 개인의 삶과 에로티시즘, 동성애 등 민감한 주제들을 잘 녹여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감독인 영국의 샘 멘더스가 리바이벌해 현재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중인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1985년 초연 이래 몇 차례 무대에 올려졌으나 정식 저작권 계약에 따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에 깃든 사회성과 비판의식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함께 작업했던 작곡가 쿠르트 바일의 영향이다. 작사가인 프레드 엡과 작곡가인 존 칸더가 '뮤지컬에는단지 웃고 즐기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 존재해야 한다'는 바일의 신념에 영향 받았던 것. 극은 1930년대 베를린의 '킷 캇 클럽'을 배경으로 여행하며 글을 쓰는 미국 소설가 클리프, 화류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가수 샐리, 카바레의 사회자이며 극 전체의 사회자이기도 한 MC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해 이끌어간다.

끈적끈적하고 퇴폐적이며 관능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작품에서 클리프와 샐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여느 브로드웨이 뮤지컬처럼 행복한 결말에 이르지 못한 채 끝내 다른 길을 걷게 되고 나치 치하 독일의 암울한 시대상, 나치의 유대인차별, 동성애자 박해 등의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1934년 미국 소설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가 발표한 「베를린 이야기」를 토대로1966년 뮤지컬, 1972년 영화로 각각 제작됐으며 93년 샘 멘더스가 만든 새 버전의「카바레」는 같은 해 오비상, 98년 토니상 4개 부문과 드라마데스크상 3개 부문 등에서 수상했다. 특히 영화는 뮤지컬 '시카고'로도 잘 알려진 밥 파시가 감독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MC에 주원성, 샐리에 최정원이 캐스팅된 것을 비롯, 김선경 성기윤 이인철 이경미 등이 출연한다. 클리프 역 배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키스 미 케이트'에서 안무를 맡았던 브로드웨이 안무가 레지나 알그렌이다시 참여해 영화 안무가 밥 파시와 뮤지컬 안무가 로브 마셜의 스타일을 혼합해 새롭게 창조한 동작을 선보인다.

번역 및 연출을 맡은 김철리는 "이 작품은 개인의 삶을 통해 사회 전체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기존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구별된다"면서 "얼굴은 화끈해도 뒷골은 서늘한 무대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공연시간 화.목.금요일 오후 7시 30분, 수.토.일요일 오후 4시.7시 30분, ☎ 580-1135, 577-1987. (서울=연합) 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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