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후와 동석한 후배 배우도 성추행 피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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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후

탤런트 박시후(35)씨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박씨를 고소한 여성 A씨(23)의 머리카락·혈액·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약물 성분감정을 의뢰했다고 22일 밝혔다. 박씨 측이 A씨 몰래 향정신성의약품·수면제 등 약물을 투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울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약물성분 감정 의뢰는 성폭행 사건을 조사할 때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절차”라며 “통상 2주 정도 걸리지만 긴급감정을 요청했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 주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지난 15일 A씨가 원스톱 성폭력 상담센터를 처음 방문해 성폭행 피해상담을 할 때 인근 산부인과에서 A씨에 대한 진단을 마쳤다. A씨는 당시 조사에서 “지난 14일 저녁 박씨, 박씨의 후배 탤런트 K씨(24)와 함께 서울 청담동 주점에서 술을 마신 후 이튿날 새벽 K씨 차에 탄 후 정신을 잃었으며 깨어나 보니 성폭행을 당한 뒤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해당 주점과 박씨의 청담동 자택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주점을 나설 당시 혼자 계단을 걸어내려 갔지만 10여 분 후에는 박씨 자택 지하 주차장에서 K씨의 등에 업혀 갔다. A씨는 경찰에서 “홍초 소주 2병을 나눠 마셔 취할 리가 없었는데 잠에서 깨보니 박씨 집이었고 성폭행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이동하는 도중 누군가 A씨에게 약물을 투여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K씨도 지난 15일 강제추행 혐의로 함께 고소됐다고 이날 뒤늦게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K씨가 유명 연예인이 아니라서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4일 오후 7시 박씨와 K씨를 함께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 출두를 통보했으나 박씨 측의 시간 변경 요청에 따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의 분석 결과와 박씨 진술만으로 진실이 밝혀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박씨와 A씨, K씨를 한자리에 불러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씨는 “A양과 술자리를 갖고 서로 남녀로서 호감을 갖고 마음을 나눈 것이지, 강제로 관계를 가진 건 결코 아니다”며 “강제적이지 않았다는 것이 수사 과정에서 명명백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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