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전기차 배터리 등 새 에너지 영토 개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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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이산화탄소를 회수한 뒤 ‘그린 폴’ 장비를 활용해 플라스틱 원재료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0년간 해외 유전 개발 등을 통해 ‘에너지 영토’를 넓혀온 기업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혁신 기술로 ‘미래 영토’를 넓히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지향점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등 융·복합 에너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면서 2020년 매출 290조원을 올리는 ‘기술 기반의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연구는 1996년 시작됐다. 사업화에 성공한 것은 2005년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팩을 개발하면서부터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1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전극 800㎿h, 조립 200㎿h 규모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다. 올 1월 독일의 자동차부품업체 콘티넨탈과 합작해 ‘SK-콘티넨탈이모션’을 설립하면서 세계 시장 공략의 닻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SK의 배터리셀과 콘티넨탈의 배터리팩 시스템 기술 노하우가 만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보전자소재 분야에서는 리튬이온분리막(LiBS)과 연성동박적층판(FCCL), 트리아세틸셀룰로스(TAC)필름 사업이 3대 축이다. 지난해 10월 완공한 충북 증평 공장이 전진기지가 된다. SK이노베이션이 2004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2차 전지용 LiBS는 저수축성·내열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국내 1위, 세계 3위에 올라 있으며 2015년까지 8·9호 생산라인을 증설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FCCL은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에 들어가는 얇은 전자기판으로, 이 회사는 2011년부터 연산 350만㎡급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TAC필름 또한 상업 생산을 시작한 상태. 현재 42인치 TV 1억여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연산 5400만㎡급 생산 능력을 갖췄다.

이른바 ‘그린 폴(Green-Pol)’로 불리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플라스틱 생산 사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저장한 후 플라스틱 원재료인 폴리머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2008년 아주대와 공동 연구를 시작해 지난해 8월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기술 인증서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건축용 자재와 포장용 필름, 식품 포장재 등을 상업 생산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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