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받고 축제 연 대학 총학생회장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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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학 축제 행사 독점권을 놓고 불법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이벤트업체와 총학생회장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이벤트업체 U사 장모(31) 대표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장 대표 등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도권 30여 대학의 총학생회장과 회장 대리를 맡은 간부에게 접근해 축제 관련 행사를 단독 수주하는 대가로 1인당 500만~4000만원을 준 혐의(배임증여 등)를 받고 있다. 장씨 등은 대학 총학생회 간부를 하며 대학 축제를 주관했던 경험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돈을 받은 경기도 Y대학의 총학생회장 대리 이모(27)씨와 수도권 D·I대, S여대 등 5개 대학 총학생회장 등 7명도 배임수재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장 대표 등은 2010년 5월과 10월 Y대학의 봄·가을 축제 행사를 단독 수주하는 대가로 이씨에게 4000여만원을 주는 등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학생회장들에게 21회에 걸쳐 총 1억여원을 제공했다. 장 대표 등은 총학생회장들을 만나는 상담원과 리베이트 자금을 지원하는 자금원 등 역할을 분담해 ‘이사’ ‘실장’ 등의 호칭을 사용했다. 이들은 행사 규모에 따라 리베이트 액수를 정했고, 근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주로 현금을 인출해 커피숍이나 학생회장실에서 직접 전달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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