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 현대산업개발 건출설계팀 이종진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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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에서 올해 떠오른 브랜드 가운데 하나는 아이파크다. 현대산업개발이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뒤 현대아파트 대신 붙인 이름이다.

아이파크는 기발한 평면구조와 단지배치 등으로 분양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서울 삼성.등촌.상도.창동 등에서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 분양 때마다 선보이는 아이파크의 신평면 설계는 업계에서도 화제다. 뻔한 공간에서 방.거실.욕실.주방 등을 새로운 구조로 꾸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건축설계팀 이종진(48.사진)이사. 그는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구조를 만들어 내는 '신평면의 마술사'로 불린다. 회사가 2년간 개발한 1백45건의 신평면은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다. 대표적으로 도심형.한국형.신세대형.단란가족형.3세대 동거형 등이다.

신평면 개발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철저히 소비자의 편에 서는 것. "입주자가 가장 살기 편한 상품이 어떤 것일까를 고민하는 게 일의 처음이자 끝입니다."

소비자를 우선하는 그의 직업관은 서울과 분당 신도시에 마련한 실물 크기의 모형집에서 엿볼 수 있다. 평면을 개발하면 소비자를 불러 평가회를 갖는 곳이다.

평이 좋지 않으면 다시 손질하기를 거듭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상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끈 '햇살 가득한 집''장롱없는 집' 등 테마형 아파트다.

또 하나는 입주자가 필요에 따라 여러 기능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옵션제다. 가족의 건강과 치료기능을 갖춘 산소방, 소음을 줄인 사운드룸, 연료비를 줄이는 디지털히팅장치,집 밖에서 핸드폰으로 가전기기를 조절하는 인공지능스위치 등이다.

李이사는 아파트 겉모습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우리 아파트가 내부는 화려하지만 외관은 후진국 수준이라고 꼬집는다.

건축학과를 나온 뒤 현대산업개발 설계팀에서만 23년간 일한 그는 "소비자들이 깜짝 놀랄 상품을 개발했는데도 법규에 걸려 채택하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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