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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부대의 무운을 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비둘기·음룡·맹호에 뒤이어 백마부대가 또 월남 땅으로 출정의 길을 떠난다. 오늘은 이들을 환송하는 국민들의 대식전이 중앙청광장에서 베풀어졌다. 반공의 대의를 들고 이역 망으로 떠나는 우리 청년들에게 전국민은 지금 한결같이 그무운을 기원하여 마지않는 것이다.
월남파병에는 원내 찬반의 의견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바 아니다, 일단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론으로써 그 정당성이 확정된 이상 그 의의를 새삼스럽게 갱논할 필요는 없읕것이다. 어쨌든 이미 파월된 우리국군은 혁혁한 전과를 거두고 있으며 나아가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위를 세계에 떨치게되었다는것이 거짓 없는 사실이다. 이번에 월남에 증파되는 백마부대가 또한 그곳에서 찬연한 성과를 올리게 되리라는 것은 우리가 다같이 기대하여 마지 않는 바이다.
다만 월남은 우리 장병들이 모든 면에서 생소한 외국 땅이기 때문에 국내에 있을 때보다 몇 배의 주의를 게을리 해서는 아니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두지 않을 수 없다. 첫째로 기후풍토자체가 그러하고 인심 또한 그러하며 전쟁의 양상 역시 특이한바가 있다.
일설에 의하면 남방에서는 전투자체에서 오는 손모보다도 기후풍토의 급에서 오는 생리적인 제장애가 더 무섭다고도 한다. 장병들은 육년들로서 지나친 자신을 가지고 월남 위생문제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을는지 모르나 우리는 이점을 지적하고 출정장병의 주의를 환기코자 하는 것이다. 우리의 육년들은 이 나라의 주인이며, 이 나라의 보배다. 건강한 몸으로 사명을 완수하고, 건강한 몸으로 조국에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월남은 특유한 역사를 가진, 특유한 배경의 국민들이 살고있는 나라이다. 이나라국민들이 외국인에 대하여 언제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보도를 통하여 알려져 있는 일이다. 장병들은 항상 이러한 정신을 염두에 두고 양국민의 우호증진을위하여 노력하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다. 우호증진을 위한 노력, 그것은 전편행위에 못지않고 중대한 과제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우리나라국민은 유사이래 남의 민족을 침해한 일이 없고 남의 민족을 괴릅힌 일이 없다. 우리는 오늘날 공산파괴분자들의 도량으로 신음하는 우방 월남의 자전국민들을 돕기 위하여 월남 땅으로 가는 것이라는 깊은 자각이 수전 되어야 할 것이다. 몸은 군복을 입고, 손에는 무기를 들었으나 결코 우리 유년들은 월남 땅에서 세도를 부리려는 것이 아닐 것이다.
공보부장관은 『백마부대의 파월은 세계로 뻗는 우리의 새 역사를 창조해 가는 또 하나의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담화문을 발표했다고 하나 이 말이 오해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백마부대의 파월은 결코『우리의 새역사를 창조』한다는 이기적인 동기에서가 아니고 자전아시아의 수호를 위하여 공헌한다는 희생적이며, 헌신적인 동기에서라는 것을 제삼 다짐해두어야 할 것이다.
듣건대 주월 우리 국군은 언제나, 어디서나 월남국민들로부터 친근하게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한국군의 이동에 반대하는 진정과 시위조차 있었다고 하니 이렇게될때 우리의 사명은 진정코 달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백마부대장병들도 월남국을 위하여, 그리고 월남국민을 위하여 튼튼한 후원자·보호자의 역할을 수행해주기 바라마지 않는다. 거듭 우리는 백마부대의 출전을 충심으로 환송하며 무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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