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국서 아파트 52만가구 쏟아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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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올해는 전국적으로 52만가구의 새 아파트가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초 분당.일산 등 5대 신도시 건설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해 65만가구(추정)보다는 적지만 부동산 시장 활황의 초입이었던 2001년(53만가구)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올해 주택시장은 새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고있는 데다 실물경기도 둔화하고 있어 다소 위축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대형 주택업체들은 수요층이 두터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더 많이 쏟아낼 태세다.

# 전체 물량 감소 속 대형업체 공급 늘려

현대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 건설부문.LG건설.롯데건설.대림산업.SK건설.현대산업개발.쌍용건설.금호건설 등 국내 10대 업체가 올해 공급할 주택 물량은 총 14만1천7백76가구에 이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1만5천5백가구(주상복합.오피스텔포함),LG건설은 세배 이상 늘린 1만5천1백15백가구를 내놓는다.

SK건설 진영헌 건축사업본부장은 "지난해 수주를 해놓은 게 많아 올해 공급물량을 늘려 잡고 있다"며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는 다소 위축되겠지만 일반 아파트의 경우 분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박규선 실장은 "수도권 아파트 신규 물량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정부가 재건축 억제정책을 펼 경우 공급물량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평면과 조경 업그레이드

삼성물산은 올해 아파트를 지을 때 환경친화적인 설계,주5일 근무제에 부응하기 위한 신평면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삼성이 내놓을 '주5일 근무제 대응형 평면'은 종전의 안방-거실.주방-자녀방이라는 획일적인 배치에서 벗어나 안방.자녀방-다용도공간(재테크교실.가족실)-거실.주방 등 기능별로 구성한 것이다.

또 아파트에 종전 테마공원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자연학습원.잔디광장을 비롯해 아파트 내 발코니 화훼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단지 내 가족형 소공원을 만들고 주민공동 행사장.도서관.체력 단련실도 설치해 줄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거실과 주방, 식당을 아파트 전면에 배치해 가족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조깅트랙,건강지압보도 등을 갖추고 구릉지대의 경우 굴곡을 그대로 살리는 환경친화형 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해엔 아파트시장이 공급자위주였다면 올해는 수요자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며 "수요자를 잡기 위한 평면.서비스개발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청약경쟁률 떨어질 듯

올해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서울 동시분양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지난해(45.8대 1)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역에서 올해 공급될 아파트 80~90%가 5백가구 미만의 중.소형단지인 데다 전매제한과 높은 분양가로 청약 가수요가 많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3월 이후 분양될 도곡주공1.잠실 주공4.영동 주공3단지 등 3곳 저밀도지구 일반 분양 땐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인 5천~1만대 1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집마련정보사 강현구 팀장은 "올해 신규분양시장은 어느 해보다 심한 양극화 현상을 빚을 전망"이라며 "입지가 나쁜 지방이나 소규모 단지는 미분양사태가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2년새 천정부지로 치솟은 분양가의 경우 기존 아파트 값이 하락행진을 벌일 땐 인하가 불가피하나 상반기에 어렵고 하반기에나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체감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마이너스 옵션제 등으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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