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반대” 중국인 거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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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6일 광저우 런민(人民)공원에서 중국인 3명이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적은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 포털 바이두]

북한 핵실험에 반대하는 중국인들의 목소리가 인터넷에서 가두시위로 번졌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16일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하는 항의시위가 열렸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중국 본토에서 북한 핵실험 반대시위가 열린 건 이례적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주민들의 숫자는 100명 안팎이다. 주민들은 ‘평화를 원하지 핵무기는 필요 없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광저우 시내에서 수십 분 동안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들을 현장에서 연행했으나 간단한 조사만 하고 귀가시켰다. 한 시위 참가자는 “핵실험은 중국에도 큰 피해를 준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앞서 13일 자유아시아방송 중국어판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 사는 한 주민이 ‘북한 핵실험 강력 항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현지의 북한 총영사관 앞에서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10여 명의 베이징(北京) 시민들도 북한대사관 앞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의 한 주민도 현지 공원에서 13일 오전 10시쯤 북한 핵실험 항의시위를 벌이다 경찰 당국에 연행됐고, 이날 오후 6시쯤 풀려났다.

 인터넷에서도 비난여론이 거세다. 베이징 언론인 가오위(高瑜)는 17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는 옳은 것이고 북한에 대한 관용은 호랑이 새끼를 끼우는 것과 다름없다”는 내용의 비난글을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리는 등 북핵을 비난하는 네티즌의 글이 수천 건에 달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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