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 교황 뽑는 콘클라베 내달 초로 당겨질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이르면 다음 달 초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교황의 자발적 사임이라는 598년 만의 사태 때문이다. 교황청 규정에 따르면 콘클라베는 교황의 공석 이후 최소 15일이 지난 뒤 열도록 돼 있다. 통상 교황의 선종 후 열리는 콘클라베는 장례를 치른 뒤 애도 기간이 필요하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이 바티칸에 모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외 언론은 콘클라베 시작 시점을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키로 한 28일 이후 보름이 지난 다음 달 15일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생존해 있어 애도 기간을 둘 필요가 없다. 예고된 사임이라 추기경들도 미리 바티칸에 모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교황 퇴임 다음 날인 3월 1일부터 콘클라베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AP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추기경들은 종려주일(예수가 나귀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군중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그를 환영한 걸 기념하는, 부활절 한 주 전 일요일) 미사가 열리는 다음 달 24일 이전에 새 교황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투표권을 가진 117명의 추기경이 전화와 e메일을 통해 이미 새 교황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 후보인 캐나다의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이 바티칸을 방문한 주교들을 정중하게 대접했지만 지난해 6월 더블린 국제신학회의에선 지루한 설교로 청중을 재워버렸다”와 같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정보를 모은다고 한다. 콘클라베 시작과 동시에 투표할 수 있도록 다각적 평판 조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선두 주자로 꼽히는 교황 후보들은 콘클라베에 앞서 언론 인터뷰를 꺼린다. 자칫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이미 이슬람 비판 비디오로 상처를 입은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이 최근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벌써 교황에 선출된 것처럼 말해 버려 그나마 남아 있던 가능성마저 날려버렸다”고 분석했다.

전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