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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가을동화' 주연맡은 배용준

중앙일보

입력

브라운관의 '귀공자' 배용준(29)이 '가을동화'의윤석호 PD를 만났다. 배용준은 내년 1월초 방송될 KBS 2TV의 월화드라마 '겨울연가'(극본 김은희, 윤은경. 연출 윤석호)를 통해 '호텔리어' 이후 8개월만에 시청자를 찾아가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 배용준이 맡은 역할은 강준상과 이민형. 강준상은 상대역 정유진(최지우 분)의 첫사랑이었으나, 교통사고를 당한 뒤 극중에서 사라지는 인물이며, 이민형은 그로부터 10년후 준상과 너무나 비슷한 외모로 인해 정유진의 관심을 받게되는 부유한 재미교포 2세다.

준상과 민형이 어떤 관계인지는 드라마 후반부에서 밝혀질 예정. 12일 오후 5시 강원도 춘천시 남이섬 한복판, 쌀쌀한 강바람에 겨울비 마저 흩날려 더욱 을씨년스러운 이곳에서 배용준은 고등학생 교복을 입은 채 진지한 모습으로연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정유진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즐거워하는 장면에서는 예의 그 눈부신 미소가 입가에 번지면서, 윤PD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이제는 생활 속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까다롭게 작품을 고르고, 연기에 있어서도 지나칠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해 '건방지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그는 '호텔리어'이후 조금 더 이완돼 있는 듯 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지난 8개월간 책도 많이 읽고, 운동도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 2개월간 미국에 가서 영어공부를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반바지 차림에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등하교하면서 일상의 자유로움을 만끽했지요."

배용준은 대체로 냉철한 귀공자의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기억된다. '젊은이의 양지'에서의 그가 반듯한 귀공자였다면, '첫사랑',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등에서는 냉정한 '터프가이'의 면모를 선보이기도 했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하겠단다.

"재미교포 2세인 이민형은 부유한 환경 탓인지 아주 '소프트'한 인물이에요. 다소 껄렁하기도 하고 바람기도 다분한,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따뜻하기 그지없지요."

2년전 성균관대 영상학과 수시모집에 합격한 그는 한동안 학업에만 열중해왔던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4점대 학점으로 장학금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바쁜 일정속에 학점관리를 못했는지 "F도 좀 받을 것 같다"며 싱긋 웃는다. 그런 와중에 영화연출에 쏠려있던 그의 관심은 조금씩 연기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었다.

"연기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어려워요. 얼마전까지는 계속 공부를 하게되면 연출쪽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연기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또한 코미디를 제외하면 어떤 배역이건간에 다양하게 맡아보고 싶기도 하구요."

배용준은 브라운관에서 쌓은 적지않은 경력과 높은 지명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편의 영화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스스로 영화에 출연하기에는 연기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그는 이번 드라마를 끝으로 반드시 충무로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 계기는 바로 친구인 김태우였다.

"어느날 태우가 신문에 인터뷰하면서 찍은 사진을 봤는데, 그 순간 '아, 이 녀석 진짜 배우가 됐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름다운 영상으로 유명한 윤석호PD와 함께 작업을 하는 기분을 물었더니, '가을동화'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캐스팅이 확정된 뒤, '가을동화'를 여러차례 봤어요. 드라마답지 않게 연출자가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제가 연출자의 스타일을 빨리 파악해야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첫사랑'이후 4년만에 만난 최지우에 관한 느낌을 물었다.

"저도 성격이 많이 편해졌고, 지우도 어른이 된 것 같아요. 서로 말이 통하니까 촬영이 즐겁습니다." (춘천=연합)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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