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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비운 김단비, 림이 커보이나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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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단비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23)가 생각을 멈췄다. 대신 속도를 높여 뛰고 있다.

 김단비는 “지금까지 잘못을 고치려고만 했다. 그러다 보니 고민만 더 많아졌다”면서 “경기 중에는 생각 없이 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신한은행 코칭스태프는 프로 6시즌째를 맞은 김단비에게 “이제 주변을 살피는 플레이를 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단비의 평균 득점이 지난 시즌 16점에서 올 시즌 12.06점으로 떨어졌다. 주포가 부진하자 신한은행은 지난달 3대3 트레이드 전후로 4연패를 당했다.

 김단비는 ‘무심(無心) 전략’을 폈다. 공을 잡고 있는 순간엔 생각을 멈추고 단순하게, 자신 있게 던지는 것이다. 그는 지난 11일 KB국민은행전에서 24점을 넣으며 올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김단비의 활약으로 신한은행은 4연패 뒤 3연승으로 되살아났다.

 2007년 입단한 김단비는 2010년 주전 포워드로 발돋움했고, 그해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뽑혔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주위 기대가 높아졌고 “이젠 시야를 넓혀야 한다. 많이 생각해야 한다”는 충고가 쏟아졌다. 그러나 여러 생각들이 그의 패기 있는 플레이를 막았다.

 요즘 김단비는 새내기 시절만큼 열심히 훈련한다. 생각이 많아지자 자세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는 자유시간을 포기하고 매일 200개씩 슛을 던진다. 김단비는 “(팀 선배인) 김연주 언니도 내게 ‘아무 생각 말고 자신 있게 던져라’고 하더라. 내가 생각이 너무 많았다는 걸 눈치챈 것 같다”라며 웃었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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