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임윤택, 병 이용한단 의혹에도 의연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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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미니앨범 ‘울랄라 센세이션’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소감 밝히는 울랄라세션의 임윤택. [뉴시스]

‘딴따라’ 문제아에서 오디션 영웅을 거쳐 희망 전도사까지-. 그룹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33)의 얘기다. 그는 암 환자임에도 삶의 마지막까지 희망의 메시지를 놓지 않았다. 학교 공부를 등졌던 그는 15년간의 무명생활을 거쳐 2011년 엠넷(Mnet) ‘슈퍼스타K3’ 우승을 차지했다. 뛰어난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자랑한 울랄라세션의 등장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위암 4기의 환자였던 고인이 보여준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었다. 스무 차례가 넘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꿋꿋하게 가수활동을 하는 그를 보고 울랄라세션 멤버인 김명훈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런 임씨가 11일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몸은 병마와 싸우고 있었지만 그의 열정은 누구보다도 빛났다. 지난해 5월 첫 미니 앨범 ‘울랄라 센세이션’을 내놨고, 음반 및 공연기획사 ‘울랄라컴퍼니’를 세웠다. 지난해 말 콘서트도 성공리에 마쳤다. 올해에는 새 앨범도 내놓을 계획이었다.

 고인의 강한 면모는 지난해 7월 펴낸 자전 에세이집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해냄)에서도 엿보인다. ‘꽃은 언젠가는 핀다’는 말을 좋아한다. 청소년들에게 ‘바로 앞에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지라도 너희들이 하고 싶은 일이 반드시 옳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렇기에 병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세간의 의혹에도 의연하게 대처했다. 그는 “만약 상업적이었다면 생명보험 광고를 찍었을 거다. 돈보다 우리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행복과 기쁨은 가족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헤어디자이너 이혜림(30)씨와 결혼하고 두 달 만에 딸 리단양을 얻은 뒤에는 “나에게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생기다니 놀랍기만 하다”며 감격을 전했다.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서 “1월14일이 리단 100일이다. 난 자상하고 꼼꼼한 아빠거늘. 벌써 100일 식사모임을 할 곳도 세 군데 정도로 간추려 놓았다구요!”라고 올려놓으며 자상한 아빠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그의 외부 활동은 급격히 줄었다. 지난 1월 열린 ‘2013년 아시아모델상 시상식’에 참석한 고인은 살이 부쩍 빠져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었다. 그의 마지막 공식 행사가 된 셈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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