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주부, 외식하러 인천공항 찾았다가 '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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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공항신도시에 사는 주부 김지선(34)씨는 얼마 전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러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교통센터 지하 주차장에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차를 돌려 지상 주차장으로 올라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이 김씨는 주차장 내 갓길에 차를 댔다. 2002년부터 공항신도시에 살고 있는 김씨는 “공항에 그렇게 차가 많은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 봤다”고 말했다.

 겨울 들어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인천공항이 크게 붐비고 있다. 6일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내국인은 총 107만9911명으로 집계됐다. 한 달 출국객 역대 최고 기록이다. 기존 기록(2007년 7월, 103만여 명)보다 4만여 명, 지난해 같은 기간(92만여 명)보다 15만여 명이 많다. 매년 겨울방학 때마다 출국객이 늘긴 하지만 7~8월 여행 성수기 때를 앞선 건 이례적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안재금 심사지원과장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유례 없는 한파로 따뜻한 동남아시아 등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달러당 원화 환율은 지난해 11월 1100원이 무너진 이래 12월 1076원, 지난달엔 1065원(이상 평균 환율 기준)을 기록했다.

 여행객 증가세는 이달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설 연휴 기간(8~12일) 26만여 명이 출국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휴가 길었던 지난해 설보다 하루 평균 공항 이용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행객이 몰리면서 공항에선 전에 없던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공항의 여객 주차장은 차량 1만여 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주말 등 피크타임 때 주차장 이용률은 120%에 달했다. 1만 대를 세울 수 있는 곳에 1만2000대가 들어가 2000대는 정식 주차공간이 아닌 곳에 주차를 했다는 얘기다.

공사는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제3활주로 남단에 1000대 규모의 임시 주차장을 열어 발레파킹(주차대행) 차량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 등에만 한시적으로 운용하던 곳이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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