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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갈래 사발통문 얽히고 얽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순천씨의 민중당 대표 재선출을 둘러싼 막판의 단막극. l8일 밤을 새운 마지막 협상도 깨어지자 당내 각파는 갖가지 사발통문을 자파 대표 의원에게 전달-. 민주계 주류는 『박순천씨 재선출을 위해 9인 최고위원제 당헌 수정안으로 맞싸울 것』이란 내용. 구「국민의 당」계는 『민주계가 호응키로 했으니 무기명 비밀 투표로 허정씨를 찍으라』는 지령. 민정계는 『당대표로는 허정씨를 밀라』고 각각 지령, 실력 대결 태세를 가다듬었다.
이런 상황 아래서 대회가 개회되자 박씨계의 「브레인」 김대중씨는 민정계의 참모장인 고흥문씨를 찾아가 『민주계의 80%가 박 할머니 지지인데도 허정씨를 미는 것은 약속 위반이오, 민정계가 정 그렇다면 우리도 당헌 개정과 유씨 부의장 선출 약속을 백지화하겠소』라고 육박.
그러나 고씨는 『민주계에서 합의만 보아 오시오. 한사람이라도 이의가 있으면 투표할 수밖에 없지 않소』라고 응수. 이 절박한 순간 허정씨계의 태완선씨가 느닷없이 『재야 측을 위해 부의장하나 늘리자』고 제의. 그 무렵 민정계 안의 서범석씨는 박순천씨파와 제휴. 이렇게되자 유진산씨 측은 『박씨 지지로 바꾸라』고 변경 지령. 결국 지도층 구성극후 단하서의 평점은 감독상 유진산, 감투상 고흥문, 수훈상 김대중, 태완선 「타임리·에러」상….
민중당에로의 합류를 성명 했던 재야 인사의 한사람인 박병권씨는 20일 아침 민중당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한마디로 『너무들 하다』고 실망에 찬 어조.
박씨는 『총 사퇴 성명을 내고 물러났던 면면들이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들어 앉았으니 어떻게 국민의 신임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개탄.
그는 이어 『그들이 남 헐뜯기 외에 후배들에게 가르쳐준 것이 무어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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