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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국과 미국의 대아정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거듭된 확폭에도 불구하고 월남전쟁은 다시 격화될 전망아래 있는 것같다.
그것은 확폭이 노렸던 바 공산군의 정의상실, 보급·기동력의 약화 문제가 뜻대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도 그 점은 자인하고 있지만, 아무튼 미국의 북폭확대는「베트공」의 활동을 결정적으로 쇠퇴시키지는 못한 것이 사실인 듯하다. 뿐만 아니라 북폭은 동구공산제국 등의 파병결의를 낳게 하였고 공산측의 전의를 결과적으론 앙양시켜준 셈이 된듯하다.
이것을 뒷받침하듯이 공산월맹의 호지명은 예비군의 부분적 동원령을 내렸고 전쟁이 10년·20년이 걸리더라도 승리할때까지 싸울 것을 호소했다.
때가 마침 미군포로들들 전범으로 간주하겠다는 공산 월맹의 태도표명이 있었던 뒤였고 보면 호의 그와같은 성명은 심상치 않은 책동의 전조인 것임에 틀림이 없다.
「우·탄트」 「유엔」사무총장은 미군포로들을 전범으로 취급하겠다는 월맹의 태도가 지극히 위태스러운 전쟁확대 행위이며 도발행위인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이와같이 공산측은 거듭된 확폭에도 불구하고 그 전의를 상실하지 않고 있는게 사실인 듯 하다. 더욱이 미군포로들을 처형하겠다느 월맹의 야만적 계획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이 잔학스러운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존슨」미 대통령은 지난 12일밤, 미국의 「아시아」정책에 관한 중요연설에서 미국은 공산월맹이 군사적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기어이 인식시키겠다고 하면서도 중공과의 비전략물자와 문화의 교류가능성을 비침으로써 화해의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존슨」대통령의 이 연설은 그 형식에 있어서 종래의 그것과는 달리 미국의 대아정책을 종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도 특징적이었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미국의 종래의 화전 양면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주의를 끈다. 사실 위에 지적한대로 공산측이 오히려 장기적 항전의 결의를 뚜렷이 보이고 있을 뿐아니라 월남전쟁이 어느모로나 더욱 격화될 전망을 주고 있는 이때 행하여진 「존슨」대통령의 그와같은 연설에 접한 우리의 느낌은 착잡하다.
물론 그는 다른 한편에서 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방위의무를 재확인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는 월남전쟁 수행에 있어서 미국이 기본적으로 갖는 대전략이 과연 어떤 것인가를 알기가 힘든게 사실이다. 특히 월남전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미국의 기본전략과 우리의 국가안보문제가 직결돼 있으므로 그런 문제에 소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누차 본란에서 월남에서의 전쟁이 우리의 국가안보문제와 군사적·정치적으로 직접 관련된다는 점으 강조한 일이 있고 또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서의 어떤 결정과정에도 참여해야할 것임을 주장한 일이 있다.
이것은 우리의 마땅한 국가적 권리이다. 월남전쟁의 확대·격화 전망이 짙은 이때 알려진 미국의 「이해가 선뜻 가지 않는 대아정책」을 보면서 우리는 이 정당한 국가적 권리가 우리 정부에 의해서도 충분히 행사되고 있는 것인가를 거듭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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