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소변 받기 등 대학생 '알바' 백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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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가 눈물겹다. 최근 시간제 일자리가 줄어들고 중.고교 학부모들이 과외교사로 대학생보다 학원 강사를 선호하는 등 갈수록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실정이다.

한양대 3학년인 朴모(24)씨는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병원에서 실시하는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그는 "소화제를 먹은 뒤 혈액을 한번 뽑아주는 것만으로 4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이런 아르바이트를 '마루타 알바'라고 부른다. 혈압약 시험 대상이 됐다는 고려대 金모(25)씨는 "인체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돈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끔 생활비가 부족할 때 지원한다"고 했다.

부산 경성대에 다니는 姜모(22)씨는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하루 3시간씩 광고 스팸메일을 보내 1백만원을 벌었다. 스팸메일 발송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학비를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 홍대 앞.신촌 등 대학 주변 유흥가 지역에선 밤이 되면 담배 심부름 아르바이트생들이 등장한다. 식당.술집에서 담배를 팔 수 없게 되면서 손님들의 담배 심부름을 해주고 갑당 1천원씩 심부름값을 받아 챙기는 것이다. 한 고려대 학생은 "잘하면 하루에 5만원까지 번다"고 말했다.

경마장에서 경기마의 약품검사 테스트를 위해 소변을 채취하는 아르바이트도 있다. 용인대 具모(25)씨는 "참기 힘든 악취가 나지만 경기를 보는 덤이 있다"고 귀띔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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